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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유럽"…'동분서주' 경계현, '위기의 삼성 반도체' 해법 찾기 고심


독일·스위스·네덜란드 등 반도체 강국 광폭행보…고객사 확보 위해 안간힘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해 2분기에도 적자가 예고된 삼성전자 DS부문이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에 본격 착수했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를 이끄는 경계현 사장이 국내외에서 협력사 및 고객사와의 관계를 강화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사진=삼성전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경 사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최근 5일간 텔아비브, 뮌헨, 슈투트가르트, 제네바, 암스테르담 등에 방문한 사실을 알렸다. 해당 기간 동안 자사 직원을 비롯해 스타트업, 고객사, 협력사들을 만난 것이다.

경 사장이 방문한 나라는 이스라엘,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등 4개 국가로 반도체 분야에서 핵심 고객사 및 장비 업체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독일 뮌헨에는 BMW 본사가, 슈투트가르트에는 벤츠, 포르쉐, 보쉬(전장부품) 등 본사가 위치해 경 사장이 전장 관련 고객사와 만남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네덜란드는 전 세계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장비를 공급하는 ASML이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첨단 공정 장비에 도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7나노 이하의 첨단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EUV 장비가 필요하고, 해당 장비를 구입하려면 최소 1년전에 주문해야 할 만큼 구매하기 쉽지 않아 ASML은 업계 내 '슈퍼 을'로 불리며 업체들에게 대접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성지'로 불릴 정도로 관련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 사장이 AI 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해 움직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경 사장은 이번 출장에서 삼성 이스라엘 연구개발(R&D) 개발센터(SIRC)를 찾아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했을 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인수한 스마트폰 카메라 기업 '코어포토닉스'을 포함한 여러 현지 스타트업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는 차량용 반도체 협업을 위해 갔을 것으로 추정됐다. 제네바에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있는데, 독일 인피니언, 네덜란드 NXP와 함께 유럽 차량용 반도체 3강으로 꼽힌다.

경 사장은 "혁신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며 "많은 혁신 기업들과 장기적 관점으로 다양한 협력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나노 이하의 첨단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EUV 장비가 필요하고, 해당 장비를 구입하려면 최소 1년전에 주문해야 할 만큼 구매하기 쉽지 않아

이어 "고객이 고민하는 것을 어떻게 같이 풀 것인가에 대해 고객과 함께 토탈 솔루션을 만들어야 하고, 우리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래 기술을 혼자 만들 수는 없다. 한 발 더 앞서 더 많이 주고 더 많이 받는 협력을 통해 기술에서 앞설 수 있다. 즉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장기적 관점의 혁신과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를 그려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까지 삼성 파운드리 포럼, SAFE 포럼 등을 연이어 열며 자사만의 경쟁력을 알릴 뿐 아니라 고객사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오는 2027년까지 2019년 대비 고객사를 5배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 사장은 AI 반도체에 공 들이고 있는데 최근 임직원 소통 채널인 '위톡'에서 "상이 AI 또는 로봇, 이런것들로부터 급변하는 혁신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사업으로서의 삼성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레이 커즈와일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의 내용을 인용해 "2045년에는 1천 달러짜리 기계 하나가 전 인류만큼의 지능을 갖게 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며 "그런 시대가 왔다"고 덧붙였다.

이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연내 GPT-3.5 수준 이상 자체 거대 언어 모델(LLM)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12월 기본 서비스를 오픈하고, 내년 2월에는 회사 지식이 포함된 전문 검색서비스에 본격 돌입한다.

최근에는 반도체 설계에 필수인 설계자산(IP) 강자들과 손잡고 파운드리 생태계 구축에도 나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삼성파운드리포럼에서 시높시스와 케이던스, 알파웨이브 등 IP 파트너와의 협력 내용과 최첨단 IP 로드맵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 추격에 속도를 낸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반도체 설계 시 IP를 활용하면 고성능 반도체 제작에 드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IP는 제품 개발·검증에 최소 2년∼2년 6개월의 기간이 걸리는데, 업계에서는 팹리스가 IP 개발을 IP 파트너에 맡기면 칩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는 시간을 기존 약 3년 6개월∼5년에서 1년 6개월∼2년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 사장은 오는 20일 주재하는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차량·AI 반도체 수주, 기술 개발 방향, 네트워크 강화 등의 출장 성과를 경영진과 공유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실적 개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기술 확보, 미래 시장 선점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반도체와 패키징, 파운드리를 강점으로 내세운 구체적 전략을 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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