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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방미 효과 덕분?"…美 규제 완화 움직임에 숨통 트인 韓 반도체


美,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 연장…별도기준 발표 가능성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에 방문한 후 탄탄해진 한미 관계를 바탕으로 공급망 규제에 갇힌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어려움도 조금씩 해소되는 분위기다.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對)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생산공장을 둔 한국 기업에 대해 오는 10월로 만료되는 규제 유예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제공]

13일 월간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앨런 에스테베즈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지난주 산업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및 대만 기업에 적용된 수출 통제 유예 조치를 당분간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을 제재한 것을 계기로 미국 의회 일각에서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 유예 조치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미국 정부가 계속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번 일로 당장 11월부터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에서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게 불가피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반도체 및 생산장비의 대중 수출을 막기 위한 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한국 등 제3국 기업이 만든 장비라도 미국 기술이 10% 이상 사용된 경우 수출을 금지하는 '해외직접생산규칙(FDPR)'을 적용한 것이다.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 없이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국가는 사실상 없다.

일단 미국은 이미 중국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에게는 예외적으로 1년간 유예기간을 줬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유예 조치가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미국 정부가 이를 갱신키로 결정했다. 다만 상무부가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유예하는 조치를 발표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WSJ는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의 보복 없이 중국에서 기존 반도체 사업을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일찌감치 예견한 일이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9일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에 미국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는 문제와 관련해 "10월 후에도 상당 기간 (유예가) 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나선 것을 두고 업계에선 세계 경제가 고도로 연결된 상황에서 중국의 첨단 산업을 고립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해외 반도체 기업을 비롯한 다수 기업이 미국의 수출규제 조치를 영업 간섭으로 인식하고 강력하게 반발해 온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WSJ는 "미국과 외국 반도체 업체는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제한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저항해왔다"며 "가장 큰 비판은 중국이 가장 큰 수출 시장인 한국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미국 일각에선 중국을 첨단산업에서 뒤처지게 하기 위한 미국의 통제 조치가 힘을 잃게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데릭 가위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WSJ를 통해 "두 거대 기업(삼성전자와 TSMC)이 원하는 것을 미국이 들어줄 때 중국에 대한 기술 통제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생산 활동을 하는 한국 기업에 대해 별도의 장비 반입 기준 마련을 검토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국내 업계에선 긍정적인 변화라고 해석했다. 한시적인 유예 조치 대신 장기적인 기준을 만들겠다는 의미에서 좀 더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술의 고도화를 막고자 한 것이지만, 협력에 나서야 할 동맹국들의 피해를 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란 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듯 하다"며 "기준 마련에는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고, 이 때문에 먼저 한시적 유예 조치를 발표하고 이후 기준을 만드는 식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미국 정부가 태도 변화를 보인 것에 대해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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