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일정은 지난 6일 열린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최종 5차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올 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가 차지했다.
도로공사는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최종 5차전에서 흥국생명과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겨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V리그 역사에 남을 '명승부'로 꼽힌다.
도로공사는 1, 2차전을 연달아 내주면서 코너에 몰렸으나 안방인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3, 4차전을 이겨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두 차례 모두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5차전도 역시나 1세트를 상대에 먼저 내줬지만 '뒷심'을 보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까지 끌고 가 마지막에 웃었다. 리버스 스윕 우승은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역사상 처음 나왔고 그 주인공이 됐다.
도로공사는 이로써 팀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김종민 감독은 그 두 번을 모두 함께했다. 지난 2017-18시즌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한 번 가장 높은 자리에 선수들과 함께 올랐다.
그러나 당시와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2017-18시즌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시즌 전 도로공사는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플레이오프 진출 후보에도 거론되지 않았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로 선택한 카타리나(세르비아)는 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았다. 주 공격수인데 후위 공격 옵션을 잘 사용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드러났다.
카타리나를 캣벨(미국)로 교체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순위 경쟁에서 좀처럼 치고 나오지 못했다. 최하위(7위) 페퍼저축은행에게 두 차례 덜미를 잡히는 등 고비도 있었다. 그사이 KGC인삼공사(이하 인삼공사)가 승점차를 좁히며 도로공사를 추격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마지막 6라운드에서 인삼공사 추격을 뿌리치고 3위를 확정했다. 인삼공사와 승점 차를 4로 벌리며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고 '봄 배구'로 왔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예상을 깨뜨리고 챔피언결정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주포' 야스민(미국)이 부상으로 빠져 몬타뇨(콜롬비아)로 대체한 현대건설은 객관적 전력에서 도로공사에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승자는 도로공사가 됐다.
봄 배구 마지막 승부에서도 0%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런데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기간 동안 5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친정팀'인 대한항공 경기를 챙겨봤다. 2017-18시즌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고 팀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같은 상대를 만났다.
김 감독은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일정이 없는 날 열린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경기를 중계를 통해 봤다. 김 감독과 대한항공은 인연이 깊다. 그는 마산 중앙고와 인하대를 나와 1996년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실업무대에 데뷔했다.
V리그 출범 원년(2005년 겨울리그) 멤버로 뛰었고 2006-07시즌 종료 후 선수 은퇴했다. 그는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다 트레이너로 배구단에 다시 돌아왔고 코치와 감독대행을 거쳐 2013년 4월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2016년 2월 자진사퇴로 팀을 떠났지만 2016-17시즌 개막을 앞두고 도로공사 지휘봉을 잡으며 남자부에서 여자부로 자리를 옮겼다.
김 감독은 "당연히 이번에도 대한항공을 응원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지난 4차전을 마친 뒤 "그때와 같은 결과가 나올지 조금은 기대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 바람은 결국 이뤄졌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을 시리즈 전적 3승으로 제치고 3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5년 전과 마찬가지로 도로공사 역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대체 선수로 온 캣벨은 봄 배구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이며 우승 주역 중 한 명이 됐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