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45g 정도에 불과한 골프공. 가벼운 무게지만 골프의 세계는 쉽지 않습니다. 골프에 입문한 사람이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일 겁니다. 그런데 기업 내 조직의 이름이 골프공보다 약간 무거운 듯한 느낌의 '52g팀'이라면 어떤가요. 52톤만큼이나 묵직하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그 팀을 들여다봤습니다.
이 팀은 GS건설에 있습니다. 건설기업이라니 약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GS건설은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적응하는 건설사 중 한 곳이라 취재 기자로서는 늘 관심의 대상입니다. 그런 회사에 만들어진 팀이니 더욱 그 정체가 알고싶어졌습니다.
GS건설은 엘리베이터, 목조 모듈러 주택, 수처리와 연계한 연어양식,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GS그룹의 핵심 가치인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을 통한 지속가능성장' 기조에 따라 '디지털 전환'이라는 키워드를 꾸준히 강조해온 기업이기도 합니다.
사실 '디지털 전환'은 향후 성공 여부를 떠나 실체가 눈에 당장 보이는 신사업보다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디지털 전환과 혁신이라는 단어에서부터 뚜렷한 그림을 그리기 어렵고, 완벽한 결과가 나와야만 제3자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부분입니다.
52g팀은 올해 초 등장했습니다. 52g는 '5pen 2nnovation GS'의 약자로, GS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지난 2020년 GS그룹에서 시작된 오픈이노베이션 커뮤니티라고 하네요. 52g팀은 올해 초 자체적으로 발족했다고 합니다. 현장 일선에서 고객과 임직원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해 개선해 나가기 위해 현재 7명의 크루(crew)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52g 팀원들은 기존 담당 업무를 병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팀에 합류하기 이전 조직에서 하던 업무와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 계열사에서 모인 멤버들이 현장과 현업의 업무수행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주 업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GS건설의 52g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 이들의 온라인 공간을 살펴봤습니다. ▲Who we are ▲where we are ▲what's new ▲who we are looking for 4가지 부문으로 구분된 아기자기한 매력이 느껴지는 52g팀의 홈페이지에는 대원들의 소개와 지향점부터 주요 업무, 수행한 프로젝트, 혜택, 복리후생까지 톡톡 튀면서도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보수적인 건설업계 분위기와 딴판이었습니다. 요즘 벤처기업보다 더 벤처 같은 젊은 감성의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대표적으로 52g팀은 올해 김포신곡6지구 건설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을 제대로 이뤄냈습니다. URL만으로 문서 공유가 가능하고, 보고가 수월한 업무 체계 '노션'을 통해 기존 서면으로 진행되던 식사날인부를 디지털로 전환했는데 식수 오차를 최소화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합니다. 또한, 서면으로 작성하던 자재청구서 역시 온라인화해 결재 지연 문제를 줄였습니다.
보여주기식으로 거창하고 대단한 것부터 시작하기보다, 쉽고 작은 것부터 시도해 작은 성공의 경험을 거름 삼아 현장 직원의 공감대를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사업에 힘을 더하기 위한 마케팅 프로젝트도 지원했네요. 지난해 GS건설이 론칭한 주택 기능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원스톱 토털 솔루션 자회사 '하임랩(HEIMLAB)' 담당자들과 협업해 52g팀은 홍보와 타깃 마케팅을 지원하고, 현장 고객 상담, 홍보 채널 가입 유도, 설문조사 등을 진행했습니다.
그룹사와 연계한 친환경 행보도 돋보입니다. 52g팀 크루와 함께 GS건설, GS글로벌, GS칼텍스 이노폴리텍 등 각 사 직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는 '폐안전모 재활용 프로젝트'는 '우리를 지킨 안전모, 이제 지구를 지키게 해주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됐다고 합니다.
버려지는 안전모를 재활용하면 수요가 충분하지만, 많은 양의 폐안전모가 단순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체계화된 수거 및 처리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 이들이 팔을 걷고 나선 것입니다.
건설 현장 담당자의 고민, 재활용 담당자의 고민을 녹여내 빠르게 수익성 기반 방향성을 찾고, 폐안전모의 수거부터 운송, 전처리, 재활용까지 사이클 테스트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입니다. 52g팀을 주축으로 전 단계에 필요한 소수 인력들이 모인 태스크포스인 만큼 건설현장 리서치, 사회적 기업 미팅, 샘플테스트 등의 작업이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됩니다.
52g팀은 '자이' 아파트 입주민과의 소통도 놓치지 않습니다. 이달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자이 입주자 대상 사전방문 행사'에 대한 의견을 청취합니다. DMC자이더리버, 흑석자이, 판교밸리자이, 개포자이프레지더스, 주안파크자이더플래티넘 등 5개 단지 대상입니다.
이쯤 되니 회사와 임직원, 회사와 고객 사이에서 가교 구실을 하며 디지털 전환을 도모하는 GS건설 52g팀의 구성과 업무수행 방식도 궁금해지죠.
우선 52g팀의 충원은 운영 현황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다양한 부문·본부의 직원들로부터 지원받기도 하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직원 중 변화를 주도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망이 큰 구성원이 있으면 합류를 제안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52g팀이 회사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부분이네요.
팀 합류와 복귀는 모두 개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며, 스스로 결정에 따라 52g 프로젝트에 지속해서 참여하기도 하고, 기존 부서로 복귀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업무환경은 GS건설 근무 규정에 기반해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분위기입니다. 주 근무지는 종각에 있는 그랑서울이며, 계열사 52g팀 멤버들이 근무하는 GS타워와 전국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례도 많다네요.
이에 52g팀은 GS건설 구성원이 일하고 있는 모든 현장과 수많은 '자이' 고객들이 머무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 만나, 어려움을 공감하고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GS건설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최정예 사단 52g팀은 세심하고 작은 것부터 변화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수박 겉핥기식의 전시프로젝트가 아닌 합리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임직원들에게는 더 나은 업무환경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만족도는 높이고자 하는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나비 효과처럼, GS건설 52g팀의 작은 날갯짓이 회사와 그룹, '자이' 입주민을 넘어 사회 전반에 혁신의 파동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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