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인디 게임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해외에서 눈도장을 받은 이 게임은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를 무단 반출해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급기야 K팝 시장의 '거물'인 하이브가 다크앤다커의 '뒷배'라는 소문까지 등장하며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촉망받는 'K-게임'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다크앤다커 이슈를 살펴봤다.
◆해외서 더 주목받은 K-게임 '다크앤다커'
다크앤다커가 주목받기 시작한건 지난해 10월 무렵이다. 국내 인디 개발사 아이언메이스가 만든 다크앤다커는 다양한 클래스의 캐릭터로 던전을 탐험하며 살아남는 생존 게임으로 10월말 스팀에서 진행된 테스트서 서구권 게이머의 주목을 받으며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팬들도 다크앤다커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될성부른 떡잎'이었던 다크앤다커가 넥슨의 미출시 프로젝트를 유출해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된건 올해 2월 중순이다.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 개발하던 'P3'가 다크앤다커의 모태며 일부 징계해고된 넥슨 개발자들이 회사를 차려 다크앤다커를 개발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P3는 2021년 8월 넥슨이 쇼케이스를 열고 공개한 라인업 중 하나다. 아이언메이스 법인 설립일은 2021년 10월 20일이다.
넥슨이 아이언메이스 관계자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021년 경기남부경찰청에 고소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난다. 경기남부청은 지난해 8월 이 사건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으며 검찰은 지난해 12월 보완수사를 지시하며 사건을 경기남부청으로 다시 내려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개발본부의 P3를 무단 반출해 이를 기반으로 다크앤다커를 개발했다는 게 넥슨의 주장이다. 다크앤다커 논란이 본격적으로 촉발된 시점도 이때다.
◆진실 공방 국면
다크앤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는 2월 18일 넥슨의 주장대로 P3의 에셋이나 코드는 전혀 쓰이지 않았다며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반박했다. 또한 넥슨의 소송은 멤버 개인적인 문제며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대가 3월 7일 성남시 분당구 아이언메이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개발 관련 자료를 확보하자 넥슨은 8일 사내 공지를 통해 P3 무단 반출 경위와 그간의 경과를 상세히 설명하며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콘텐츠 제작 영역과 관련 산업의 생태계 자체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아이언메이스도 9일 입장문을 통해 "다크앤다커는 시작부터 아이언메이스에서 직접 개발한 게임이고 어떠한 부적절한 영업 비밀을 사용한 바가 없다"면서 "시작 단계부터 모든 개발 로그가 빠짐없이 기록돼있고 날짜별 빌드 영상 또한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우리의 주장을 입증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형이 왜 거기서…갑자기 등장한 하이브IM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분쟁에 난데없이 '하이브IM'이 등장한다. 아이언메이스가 9일 매체에 발송한 입장 자료에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e메일 주소가 수신자로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전혀 무관한 회사에 입장 자료를 보낼 이유가 없는 만큼 아이언메이스의 배후에 하이브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하이브IM은 하이브가 게임 사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하이브IM의 정우용 대표를 비롯해 박지원 하이브 대표, 정상원 하이브IM 고문 등은 모두 넥슨 출신이기도 하다. 넥슨 대 하이브의 구도가 열릴 가능성이 없지 않은 상황이다.
하이브IM은 즉각 해명했다. 이 회사는 "하이브IM뿐 아니라 하이브 및 관계사들은 아이언메이스에 투자를 진행한 바 없다. 하이브IM은 아이언메이스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업 가능성을 검토해 온 것은 사실이나 최근 협업 논의를 철회했다"며 "아이언메이스가 언론에 배포한 e메일 상에 당사의 e메일 주소가 들어가게 된 배경은 알지 못하나 단순한 실수로 보인다"는 입장을 냈다. 하이브IM 관계자가 아이언메이스에 투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구성원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내용에 대해 회사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게임업계는 이번 다크앤다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약 넥슨 주장대로 다크앤다커가 P3를 무단반출해 만든 게임으로 확인된 경우에도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부에서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를 무단 반출하는 제2, 제3의 유사 사례가 벌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언메이스는 오는 4월 다크앤다커 얼리억세스를 진행한 뒤 4분기 중 정식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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