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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입법 논의 '오리무중'…야당도 여당도 갈피 잃었다 [IT돋보기]


尹정부, 망이용대가 계약당사자간 협의 원칙…정치권 "與, 입법 지연 작전 펼칠 듯"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CP(콘텐츠제공사업자)와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간 망이용대가는 네트워크 지속적 발전, 콘텐츠 산업 활성화, 이용자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다. 네트워크 발전에 있어 CP의 노력과 기여, ISP-CP 간 협력 관계 구축 필요성이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감사가 중지된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지난달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디지털 플랫폼 발전방안 중 망이용대가(망사용료) 관련 일부 발췌다. ISP와 CP간 망이용대가에 있어 당사자간 협의원칙이 준수돼야 한다고 기재했다. 정부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망무임승차방지법) 등을 통한 입법 규제보다는 사업자 협의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현재 국회에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영찬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포함해 총 7건의 망무임승차방지법이 올라와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다수 의원들이 발의하며 동의했던 개정안이다. 지난해 상반기 한 차례 심사가 진행된 이후 하반기 들어 공청회까지 열렸지만 결과적으로 안건에 상정되지 못한 채 법안2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정부와 집권 여당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 망사용료 입법 논의에 회의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해 과방위가 주최한 망사용료 공청회부터 소위 안건 심사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정황이다. 제1 야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어 상반기 입법 논의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당시 망사용료 등에 관한 내용이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그때 이미 집권 여당이 입법 반대 기조를 정한 것 같다고 국회 관계자는 귀띔한다. 실제 정부가 민간에서 해결하라는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여당은 어떤 반대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는 부연이다.

국회 고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에서 (망사용료 분쟁에 대해) 당사자간 협의 준수 원칙을 강조했다. 만일 집권 여당의 입법 의지가 확고했을 경우 나서지 말라, 우린 법안 처리하겠다는 식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입법 논의를 위한 어떤 움직임도 없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화 등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국민의힘도 입법 법안을 내놓았던 사안이다. 때문에 적극적인 반대는 어려울 것"이라며 "법안 심사를 지연시키자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 같다. 또는 법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형태로 지연 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여당 뿐만 아니다. 제1 야당 상황도 다르지 않다.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회와 사장 선임 절차를 바꾸는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선 의석 수를 앞세워 상임위를 통과시켰던 민주당이 망사용료라는 현안에 대해선 최근 들어 감감무소식이다. 정치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과방위원장 등 제1야당 일부 지도부의 어정쩡한 태도에서 원인을 찾는다.

앞서 정청래 위원장은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소수의 국내 ISP를 보호하려는 편협하고 왜곡된 애국 마케팅을 하다가 국내 CP의 폭망을 불러올 일"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자신의 SNS에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고 기재하기도 했다. 당초 망 분쟁 이슈는 민주당 제21대 총선(2020년 4월) 중앙 공약이자 이재명 당 대표의 대선 공약이었다. 22대 민생법안으로도 지정됐지만 실제 행보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국회 기조와는 달리 망사용료 문제는 더는 민간에서 해결될 수 없는 상태다. 앞서 넷플릭스가 망사용료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 않자 SK브로드밴드(SKB)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다. 넷플릭스는 법원에 채무부존재의 소를 제기하면서 재정 절차를 패싱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선 증인으로도 출석했지만 이견은 여전했다. 민간에서 정부로, 정부에서 법원으로, 법원에서 국감으로의 과정을 이미 모두 거쳤다는 의미다.

국회 차원 움직임이 안갯속에 접어들면서 사업자 고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 간 조율이 더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여야가 원만한 합의가 이뤄 2차 공청회 개최 등 해당 문제에 대한 국회 차원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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