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박소희 수습 기자] "지니야, 가우스전자 검색해줘."
말 한마디에 가우스전자 관련 콘텐츠가 주욱 나열된다. 주문형비디오(VOD)·라이브채널은 물론 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검색된다. KT IPTV 새 얼굴 '지니TV'에 음성명령한 결과다. TV로 OTT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TV를 사용하거나 별도 셋톱박스를 구축해야 했다. 지니TV는 이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지니TV는 KT가 'IPTV 2.0' 시대를 선언하며 리브랜딩한 인터넷TV다. 기존에는 '올레tv'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IPTV를 통합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취지다. KT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모든 영상 콘텐츠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개편하고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분석하는 AI(인공지능) 큐레이션 기술 등을 도입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일단 홈(Home) 화면이다. UI(이용자 인터페이스)가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올레tv 주요 서비스가 텍스트 형태로 좌측에 배열돼 있었다면, 지니TV는 홈 메뉴 상단에 횡으로 5개 전용관을 나열했다. 영화·TV·VOD를 비롯한 ▲라이브채널 ▲키즈랜드 ▲지니앱스 ▲OTT서비스 등이다. 화면 배열은 가구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 실시간 채널을 좋아하는 가구라면 라이브채널이, OTT를 자주 보는 가구는 OTT 전용관이 먼저 보이게 된다.
KT AI 큐레이션이 가구별 패턴을 분석해 돕고 있기 때문이다. KT에 따르면 AI 엔진 학습 속도는 기존보다 30% 빨라졌다. 추천 알고리즘 정확도 또한 향상됐다. 원하는 콘텐츠를 일일이 찾는 번거로움 없이 이전보다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범람하는 콘텐츠 속, AI 큐레이션은 선택에 대한 피곤감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글씨체나 글자 크기도 빼놓을 수 없다. 글로벌 OTT가 제공 중인 폰트처럼 딱딱함보다는 부드러운 글씨체를 사용했다. 글자 크기도 키워 가독성을 높였다.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도약을 위해 MZ(밀레니얼+Z)세대 호응이 요구되는 만큼 넷플릭스 등 OTT에서 쓰이고 있는, 익숙한 방식을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TV 시청=리모콘 필수' 공식은 옛말이 됐다. 리모콘을 분실하더라도 모바일 앱 '지니TV 플레이'로 지니TV를 조종할 수 있다. 지니TV 플레이는 시청상황에 맞춰 최적화된 원격제어 환경을 제공한다. 홈쇼핑을 보면 전화나 모바일 결제 주문 버튼이 생기는 식이다. 목적성에 따라 훨씬 더 편한 사용이 가능해진 모습이다.
지니TV 플레이를 이용하면 복잡한 채널 편성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나아가 TV를 보면서 실시간 채팅도 즐길 수 있다. 지니TV 플레이 앱 내 채널톡(Talk) 기능 덕이다. 이용자들은 특정 콘텐츠를 시청하면서 소감을 다른 이용자와 자유롭게 주고 받을 수 있다. 채팅은 물론 이모티콘도 활용 가능하다. 다만 TV채팅창은 기가지니A 셋탑만 지원된다.
골프·노래 애호가를 위한 컨텐츠도 준비돼 있다. 모션 기반 골프 서비스 '스마트골프(SMARTGOLF)'나 노래방 서비스가 지니TV 앱에 탑재됐다. 다만 스마트골프의 경우 지니TV와 연동되는 전용 골프채를 별도 이용해야 한다. 추가 비용이 든다는 뜻이다. 초보보단 차트를 분석할 줄 아는 중급 이상 골퍼가 사용하기에 적당하다.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지니TV에서 스마트골프를 검색, 실행한 뒤 전용 골프채와 연동한다. 동작이 인식되는 범위 안에서 자세를 잡고 채를 휘두를 경우 스마트골프가 모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속도나 템포, 스매시 팩터, 비거리, 궤적, 페이스 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니TV 핵심은 OTT 전용관이다. 스마트TV도 아닌 것이 별도 셋톱박스 없이 OTT 연동·시청이 가능하다. 국내 IPTV에 OTT 서비스가 들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넷플릭스와 유튜브, AMC+ 등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향후 티빙도 들어올 예정. KT 측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유튜브, AMC플러스, 티빙 외에도 다양한 OTT 서비스가 지니TV에 합류한다.
국내 유료방송시장을 점령한 IPTV 3사에 있어 OTT는 불편한 사이였다. 자체 OTT를 선보이며 '넷플릭스 타도' 등을 외쳤던 때가 불과 수년 전이다. 공존의 길을 택하며 친화책을 내놓는 모습이다. KT가 통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만큼 SK텔레콤과 지상파가 서비스 중인 웨이브의 합류 가능성도 점쳐진다.
KT는 지난달 4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PTV 2.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IPTV였던 올레tv를 지니TV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사업부문장 사장은 "가입자 1위 IPTV 사업자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지니TV로 새출발한다"며 "미디어 포털로 홈 미디어 시대를 열고, 국가 미디어 생태계 발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박소희 수습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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