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찾아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부회장과 준법위의 면담이 성사된 건 지난해 1월 이후 1년 9개월만이다. 올해 2월 출범한 2기 준법위 면담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경영활동을 보폭을 넓히면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삼성의 콘트롤타워 재건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준법위 간담회에서 "지난 2020년 대국민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원회의 활동방향인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경영,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준법위는 삼성그룹의 법률 감독·자문을 맡은 독립 기구다. 지난 2월 출범한 2기 준법위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위원회가 독립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2020년 5월 이 부회장은 "삼성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지만 법과 윤리를 엄격히 준수하지 못했다"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준법위는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7년 2월 말 국정농단 사태로 그룹 콘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없앴다. 대신 계열사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3개 회사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스템이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구심적 역할을 하기 어려워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말 회장 승진할 가능성도 있어 삼성이 이 부회장의 '뉴 삼성' 중추가 될 조직개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준법위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 유형화와 평가 지표를 마련하기 위해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 용역을 맡기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용역을 맡기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회장 승진 전 국내외 경영 활동을 보폭을 넓히며 스텝을 밟고 있다"며 "이르면 연내 지배구조 등을 개편해 '뉴 삼성'의 기틀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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