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9~11월 매출 전망치를 근래 5년 내 최저 수준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마이크론은 회계기준 상 다른 메모리 업체보다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실적 예고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하반기 성적에 대한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29일(현지시간) 2023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이 42억5천만 달러(약 6조1천억원)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40억 달러대 매출을 기록한 건 2020회계연도 2분기(2019년 12월~2020년 2월)로 약 3년 전이다. 매출 전망치도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도 66억4천만 달러(9조5천2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19.8% 감소했다. 매출은 시장 컨센서스(68억 달러)를 하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45 달러에 그쳤다.
PC와 스마트폰을 만드는 업체들이 수요 약화로 반도체 재고를 조정하면서 메모리 업체들은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전분기 대비 각각 13~18%, 30~35% 하락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은 투자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인 수요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추겠다"며 "2023회계연도 설비투자(CAPEX)도 30% 축소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론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익 예상치는 13조5천억원 가량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15%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17조원을 상회했지만 석 달 만에 20% 넘게 내려갔다.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2조9천8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 줄어든 수준이다.
다만 국내 반도체 업계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은 기대할 수 있다. 반도체 업종은 수출 대금을 달러로 결제해 환율이 오를 시 이익을 볼 때가 많다.
어규진 DB금융증권 연구원은 "3분기 통상적인 성수기 구간에도 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IT 수요 부진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수익성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