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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삼성처럼?"…바이든-최태원 면담에 SK하이닉스 美 투자 속도낼까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 강화 속 최태원 발언 주목…미국 내 공장 신설 관심 ↑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한 SK하이닉스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화상 면담을 계기로 미국 내 대규모 투자에는 나설 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 M16 팹 준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M16 팹 준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하이닉스]

26일 백악관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27일 오전 3시)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통해 미국 제조업과 일자리에 대한 SK의 투자에 대해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도 배석한다.

최 회장은 현재 미국 출장 중으로, SK그룹은 최 회장의 방미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해왔다. 당초 최 회장과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만날 예정이었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화상 면담 방식으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이번 면담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제조업 육성, 새로운 고임금 일자리 창출, 기후 위기에 대응할 기술 개발, 인기 투자처로서 미국의 장점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앞서 SK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 약 520억 달러(68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최 회장이 이번에 어떤 발언을 할 지 업계에선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 회장을 직접 면담하는 것을 보면 SK그룹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면담 안건에 포함된 내용을 볼 때 미국 기업 인수나 투자 계획보다 공장 설립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에 520억 달러(약 68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 처리를 앞둔 상황에서 이번 회담이 진행되는 만큼 업계에선 현지 반도체 공장 신설 등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미국 현지에 제조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운영하는 데 이어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인텔 낸드 사업부 1단계 인수작업을 마친 후 미국 산호세에 SSD 자회사인 '솔리다임'을 설립하고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인사이드 아메리카'는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존재감을 확대해 사업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비전을 담은 올해 사업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미주 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이석희 사장을 해당 조직의 리더로 세웠다. 또 미국 서부에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에 SK하이닉스의 미국 팹(Fab) 건설 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분위기가 악화된 만큼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SK하이닉스가 최근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한 것도 같은 이유다.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 계획 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미국 내 투자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내년 자본지출을 25%가량 줄여 16조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마트폰부터 서버까지 모든 분야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 감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초 세웠던 내년도 생산능력 확장을 재검토한다는 의미다.

최 회장도 지난 14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 세웠던 투자계획은 당연히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원재료 부분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원래 투자대로 하기에는 계획이 잘 안 맞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지난해 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시설투자와 관련해 "아직은 계획이 없다"며 "반도체 제조 시설을 짓는 것은 완전히 다른 도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제 조건을 살피고 있다"며 "미국은 거대한 시장이지만 인력과 비용이 문제"라고 가능성은 열어놨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뿐 아니라 TSMC,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들이 최근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계획을 조정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용인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팹을 국내외서 중구난방 짓겠다고 나서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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