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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수수료 '성큼'…업계, 자구책 '고심' [IT돋보기]


웹툰 플랫폼 '자동결제' 시스템 주목…게임사 자체결제 시스템 움직임도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구글이 오는 6월 1일까지 인앱결제 방식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구글 플레이에서 앱을 삭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웹툰·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앱 개발사들이 이를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당초 앱 내 외부링크를 통한 웹 결제가 대안으로 여겨졌지만, 구글이 사실상 이를 금지하면서 앱 개발사들이 자구책을 마련하는 움직임이다.

구글 인앱결제 정책이 본격 시행될 경우 당장 웹툰 이용권 등의 가격이 최대 30%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앱 개발사들이 구글에 인앱결제 시스템 이용 명목으로 그만큼의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메우는 것이다. 다만 가격 인상 시 이용자 이탈 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업체들은 대안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사진=구글]
[사진=구글]

2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등 주요 웹툰·웹소설 플랫폼들은 이용권 자동충전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매월 정해진 날짜에 자동으로 이용권을 충전하거나 이용권 개수가 일정 기준보다 낮으면 자동으로 충전해 주는 기능이다. 다수 업체들은 자동충전 기능을 이용할 경우 설정한 충전금액에 따라 보너스 이용권도 지급한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PC·모바일 웹페이지와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앱에서 자동충전을 첫 등록할 수 있다. 이를 등록하면 이후 조건이 갖춰질 시 자동 충전되기 때문에 6월 인앱결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더라도 추가 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앱 마켓 수수료를 우회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동충전 서비스를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앱 마켓 사업자의 결제 시스템을 우회하려는 분위기는 게임업계에서 먼저 감지됐다. 넥슨, 엔픽셀 등은 최근 모바일·PC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한 일부 게임에 자체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넥슨은 최근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PC버전 클라이언트에 이를 적용했다. 모바일 버전에는 인앱결제 시스템이 적용됐지만 PC에서는 달리했다. 엔픽셀 '그랑사가'와 라인게임즈 '언디셈버' 역시 PC버전 클라이언트에 적용했다.

게임업계는 그간 크로스플레이가 지원되는 게임의 PC버전에서도 앱 마켓 사업자의 결제 방식을 따르거나, PC버전에서는 결제를 아예 지원하지 않아 왔다. PC버전의 경우 특별히 앱 마켓 사업자가 편익을 제공하는 부분을 찾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앱 마켓 수수료를 고스란히 낸 셈이다. 자체결제를 도입함으로써 적어도 PC버전 결제분에 대해서는 앱 마켓에 결제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게 됐다.

◆구글 습격 피하기 위해 '몸부림'…한계는 뚜렷할듯

업계가 이 같은 '탈구글' 움직임을 펼치는 것은 구글·애플 등 앱 마켓의 결제 시스템 사용 시 높은 수수료를 고스란히 내야 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인앱결제를 사용하는 앱 개발사들에게 최대 30%에 달하는 결제수수료를 부과한다. 웹툰·웹소설 등의 경우 일반적으로 30%의 수수료가 적용되며 만일 구글의 '미디어 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이를 10%로 낮출 수 있다. 게임 역시 인앱결제 수수료가 30%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제3자결제 사용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앱 내 제3자결제만 허용되기 때문에 구글에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제3자결제시 인앱결제 대비 수수료가 4%p 더 낮다.

더욱이 구글이 앱 내 아웃링크를 통한 외부결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불허하면서 업체들이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처분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보니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앱을 통한 매출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자체결제 시스템 구축을 강화하는 방식이 많이 활용된다면 구글 입장에서도 마냥 인앱결제를 통한 고율의 수수료만을 고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이 실질적으로 앱 마켓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은 업체들의 고민이다. 자동충전 기능의 경우 6월 이후부터는 앱 내에서의 등록이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자동충전을 통한 결제를 인앱결제가 아닌 외부링크를 통한 웹 결제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PC·모바일 웹페이지에서만 자동충전을 첫 등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구글이 앱 밖에서 결제가 이뤄지도록 링크를 안내하는 것은 물론, 독려하는 표현도 앱 내에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플랫폼사들의 고민이 깊다.

게임사들의 자체 결제 플랫폼 구축 역시 현재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당장 PC버전을 넘어 모바일 버전에 이를 도입하는 것은 구글의 정책과 상충돼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PC·모바일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한 게임들 위주로 자체결제가 도입되고 있는데, 게임사들과 앱 마켓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보니 업체들은 공식적으로는 자체결제 시스템 도입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구글 인앱결제 정책이 전면적으로 실시된다면 결국 어떤 식으로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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