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에 대한 조직개편을 마치고 화학적 결합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건설 임원 절반이 면직되는 등 예상을 뒤엎는 강도 높은 '물갈이'가 이뤄지면서 조직 안팎에서는 술렁이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중흥은 대우건설 조직안정을 위해 '대우맨' 백정완 전무 중심의 독립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임직원 처우개선 등 상생협약 이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의 인수작업이 완전히 종료되면서 건설업계에서는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중흥그룹은 단숨에 시공능력평가 순위 2위로 올라섰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백정완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승진발령하고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초 대우건설은 지난달 22일 주총을 소집했지만, 정창선 회장의 사위 김보현 헤럴드 부사장의 선임 문제로 연기됐다.
공군 준장 출신인 김 부사장을 대우건설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승인을 받지 못했다. 대우건설은 8본부 2부문 37실 1원 115팀으로 조직재편을 한 가운데 경영지원본부장만 공석으로 남겨뒀다. 내년부터 김 부사장의 취업이 가능한 만큼 당분간 공석을 둘 것으로 보인다.
중흥은 조직개편을 통해 대우건설 임원 36명을 물갈이했다. 이에 따라 총 90여명의 임원이 60명대로 대폭 줄어들었다. 외부인사는 현대건설 출신인 민준기 안전품질본부장 전무 겸 최고안전책임자(CSO), 조성동 조달본부장 전무와 헤럴드 출신 박재서 법무부문장 상무, 손원균 전략기획본부장 전무 등이다.
이로써 백 대표는 뒤숭숭한 대우건설 조직을 조기에 수습하고 경영정상화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를 위한 중장기 전략까지 수립해야 하는 중책을 떠안게 됐다. 백 대표는 주택건축사업본부장 출신으로 이미 대우건설 주택부문에 대한 내실경영으로 최근 2년간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역량을 총집중하기로 했다. 정창선 회장은 이날 'M&A 종결에 따라 대우건설 임직원에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대우건설의 조직을 안정화시켜 세계경영을 꿈꾸던 대우의 옛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중흥은 노조와의 상생협약 계약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들은 ▲3년간 내부 인사 중 대표 선임 ▲3년간 집행 임원 선임 시 대우건설 외 인력을 50% 이내로 제한 ▲수주 및 구매 활동의 독립 보장 ▲5년간 노동조합원 고용 보장 ▲3년 내 동종업계 상위 3개사 수준 임금인상 등을 약속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과의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건설업계는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주식 50.75%를 취득, 건설업계 4위로 뛰어올랐다. 중흥토건까지 포함해 단순계산하면 중흥그룹 시공평가액은 12조4천442억원이다. 이는 2위인 현대건설(11조3천77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흥 관계자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능력을 보유한 중흥의 강점과 우수한 주택 브랜드, 탁월한 건축· 토목·플랜트 시공 능력 및 맨 파워를 갖춘 대우건설의 강점이 결합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 전문 그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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