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국내 전선업계 양대산맥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지난해 실적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LS전선은 해외 케이블 사업 선전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대한전선은 호반그룹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수익성이 약화됐다.
두 업체는 올해는 구리 가격 상승, 해외 사업 등 호재가 많다며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지난해 매출 6조1천129억원 영업이익 2천30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었고, 영업이익은 39.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LS전선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한 건 대만 해상풍력단지 해저케이블 수주다.
LS전선은 지난해 대만 해상풍력단지 1단계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독식하며 8천억~9천억원의 수주액을 올렸다.
반면 대한전선은 호반그룹에 편입되며 발생한 일회성 비용 탓에 수익성이 둔화됐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매출 1조8천634억원 영업이익 3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8.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5% 줄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건 지난해 상반기 대한전선이 호반그룹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사옥 이전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전선은 수주가 확대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억원에 불과했지만 하반기엔 343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비용 발생으로 상반기에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면서도 "하반기부터는 상승 추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연초부터 수주 낭보를 전하며 올해 실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미국 법인이 대규모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는 대한전선이 미국 진출 후 최대 규모로, 3년간 최대 1천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전선은 연초 싱가포르에서 총 74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두건을 수주하기도 했다. LS전선도 3천550억원 규모 미국 해상풍력 케이블을 수주했다.
전선의 재료가 되는 구리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실적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원재료 값이 오르면 제품 판매가 인상을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구리 현물가격은 톤당 1만20달러다. 지난 2020년 2월 5천달러대, 2021년 2월 7천달러대였던 걸 감안하면 가격이 대폭 상승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선업체는 일반적으로 납품계약을 할 때 원재료 가격대에 맞춰서 판매가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에스컬레이션이라는 조항을 넣는다"며 "원재료 값이 상승하면 판매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전선 업체의 매출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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