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산 넘어 산이다.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과 푸르지오 브랜드 가치 하락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단언'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대우건설 노조는 집단행동에 돌입했고 대우건설은 브랜드 가치 하락 등 피해를 보고 있다.
19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에 따르면 대우건설 노조는 중흥건설 인수 추진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진행한 총파업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가운데 85.3%가 투표에 참여해 찬성률 95.9%를 기록했다. 총파업 방식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들 노조는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대우건설을 졸속으로 매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실사를 통해 매수희망자에게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하도록 한 뒤 본입찰에 임하도록 해야 하는데, 우선협상대상자를 먼저 선정하고 실사에 돌입하는 것은 절차상 잘못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감사원 감사청구를 비롯해 올해 국회 국정감사 요구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재입찰 과정에서 KDBI의 위법행위를 찾아 고발 절차를 밟기로 했다. 결국 대우건설 매각 작업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는 물론, 법적 분쟁으로도 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노조와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 정창선 회장의 발언은 무색해졌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14일 광주상의 회의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인수가 마무리되면 노조는 물론 임원과도 만나 진심을 전할 것"이라며 "나의 성실과 정직함을 알면 노조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수록 대우건설의 출혈도 심해진다는 것이다. 이대현 KDBI 대표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딜의 시간을 줄일수록 대우건설이 받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속전속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자칫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의 '푸르지오'가 중흥건설의 'S-클래스'와 합병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우건설의 정비사업 부문은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실제로 수지현대아파트 리모델링주택 조합원은 대우건설 본사를 찾아 리모델링 사업 이후 브랜드 가치 하락 여부에 대해 집중 문의했다.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조합은 공문을 통해 브랜드 합병 여부를 물어보기도 했다. 이같은 시장의 우려는 향후 정비사업의 수주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벌써 대우건설의 브랜드 평판이 하락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달 16일부터 16일까지 건설사 30개 빅데이터 2천402만개를 분석해 소비자 브랜드 참여와 소통량과 커뮤니티 지표, 브랜드 긍·부정 비율을 측정한 결과, 대우건설 브랜드 평판순위는 지난달 2위에서 23위로 추락했다.
대우건설의 7월 브랜드 평판지수는 총 31만7천154점으로 6월(368만7천935점)과 비교해 무려 91.4% 감소했다.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로 인해 시장에서는 브랜드 통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며 노조원의 반발 등 부정적인 보도 등으로 브랜드 평판지수가 하락했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과거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매각 사례처럼 대우건설의 매각작업이 진행될수록 브랜드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노조의 거센 반발과 법적 분쟁 등으로 매각작업이 지연될 경우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손해인 만큼 매각 작업은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