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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얼마짜리로 만드냐가 중요"…정용진이 그리는 50兆 신세계


"완성형 온·오프 통합 생태계 구축할 것"…'시너지'+'승자의 저주' 불식 관건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신세계가 유통업계 판도를 뒤흔들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며 온·오프라인 거래액 50조원에 육박하는 유통 최강자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그간 국내 유통업계는 오프라인은 롯데와 신세계가, 온라인은 네이버와 쿠팡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이번 인수에 따른 시장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온·오프라인 업체 간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가 그려나갈 향후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조성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조성우 기자]

◆ 온·오프 통합 거래액 50조…유통 공룡 신세계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1%를 3조4천400억원에 인수하기로 미국 이베이와 합의했다. 양사는 한국은행에 제출한 외국환거래 관련 신고가 수리되는대로 거래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로 이커머스 업계 최강자 중 하나로 올라서게 됐다.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거래액 1위 업체는 네이버(27조원)다. 이어 쿠팡(22조원)과 이베이코리아(20조원)다. SSG닷컴 거래액은 3조7천억원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는 네이버와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더불어 신세계의 오프라인 거래액까지 합하면 50조원에 육박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지난해 온·오프라인 거래액은 면세점을 제외하고 28조원이다. 이베이코리아 20조원과 단순 합산으로 48조원 규모에 이르게 된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를 '디지털 에코시스템' 구축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뿐만 아니라 SSG닷컴, 이베이코리아 등 온라인 종합 플랫폼에 프로야구단 SSG랜더스까지 더해 '온·오프 360 에코시스템'을 완성했다고 자평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사내 메일을 통해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 간 적극적인 협업 모델을 구축해 국내 유일의 완성형 온·오프 통합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스마일배송. [사진=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 스마일배송. [사진=이베이코리아]

◆ 신세계-이베이 시너지 극대화 노린다

신세계는 당분간 이베이코리아를 별도의 플랫폼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앞서 지난 4월 인수한 패션플랫폼 W컨셉도 경쟁력 유지를 위해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SSG회원이 G마켓이나 옥션 등에서 구매할 경우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신세계와 이베이코리아 간 협업 확대가 전망된다.

이마트의 오프라인 인프라와 이베이코리아의 온라인 규모 사이의 시너지 창출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오프라인 점포의 P.P(피킹 앤 패킹)센터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이를 통해 오픈마켓을 주력으로 해온 이베이코리아의 풀필먼트 역량 확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에 맞설 배송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도 필수적이다. 신세계는 최첨단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가 주력하고 있는 신선식품에 이베이코리아가 강점을 가진 가전, 공산품 등 비식품 분야를 더하는 전략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신세계와 혈맹 관계를 맺은 네이버까지 더해져 각자의 특성을 살린 '3각 동맹'을 구축할 수도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장보기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플랫폼을 확고히 구축하고, 통합매입으로 가격경쟁력 확보도 가능해진 만큼 '완성형 이커머스 모델'에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SSG닷컴 새벽배송 [사진=SSG닷컴 ]
SSG닷컴 새벽배송 [사진=SSG닷컴 ]

◆ '승자의 저주' 우려 피할 수 있을까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최종 인수금액이 3조4천억원 대로 당초 예상보단 낮아졌으나, 이는 신세계 역사상 '최대규모'로 재무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이마트는 올해 가양점 매각 등 자산 유동화 작업을 통해 인수 자금을 마련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재무구조 악화는 피할 수 없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맞붙었던 롯데쇼핑도 인수전에서 빠지며 "투자비와 소요시간을 고려할 경우 검토 착수 시 기대했던 것보다 시너지 실현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합병 이후 이베이코리아와의 화학적 통합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질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시너지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비해 상당한 규모의 추가 투자 금액까지 고려하면 이마트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마케팅 확대와 가격 경쟁, 그에 따른 영업손실 증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이베이코리아가 꾸준히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거래액 3위 지위에서 꾸준히 영업이익을 창출해 인수 후 떨어내야 할 부실 없이 시너지에 주력하면 될 것으로 보여 이번 인수가 추후 승자의 저주로 몰락할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향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승자의 저주 우려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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