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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투자 요청에 인텔 이어 TSMC도 화답…삼성전자 '부담 가중'


TSMC, 美 공장 파견 핵심 인재 1천명 모집…삼성, 신규 투자 계획 공개 임박한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국 주도의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고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투자 요구에 인텔에 이어 TSMC도 화답했다.

11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TSMC는 현재 미국에서 건설 중인 생산 라인에 핵심 인재 1천 명을 파견키로 하고 최근 인재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연봉 2배에 주택·차량까지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약 13조5천억원)를 투자해 최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에 나섰다. 또 이번 반도체 공급 부족에 협력하기 위해 미국을 포함해 오는 2023년까지 1천억 달러(약 113조원)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미국 투자를 통해 각종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챙기면서 미국 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첨단 연구 시설과 생산 라인만 대만에 남기고 대규모 생산 시설은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애플·퀄컴 등 핵심 고객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반도체 화상 회의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생산 차질로 이어진 현재 상황을 극복함과 동시에 미국 내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이에 미국 대표 반도체 업체 인텔은 바이든의 이같은 움직임에 곧바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만큼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인텔의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앞서 인텔은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약 22조5천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4년까지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 해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요청에도 곧바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이번 화상 회의 직후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제조에 인텔이 직접 나서겠다"며 "앞으로 6~9개월 내에 실제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목표 아래 차량용 반도체 설계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TSMC, 인텔 등 경쟁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삼성전자는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도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예고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어느 곳에 공장을 세울지 결정을 내리진 못했다.

업계에선 인텔, TSMC가 이미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공식화 한 상태에서 이번 일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텍사스·뉴욕·애리조나 주정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빠른 시일 내 확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도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추가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텍사스주 오스틴을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겨울 한파로 전력 공급이 중단돼 오스틴 팹(공장)이 셧다운 되며 약 3천억원가량의 피해를 입게 되자 텍사스주 정부와 새로운 인센티브 규모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반도체 생태계가 탄탄하게 갖춰진 뉴욕주와 인텔·TSMC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애리조나주도 후보지로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24년까지 공장을 완공하지 않으면 경쟁사인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어 미국 내 신규 공장 증설을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대규모 투자 결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삼성이 바이든이 내민 청구서를 외면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체들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이 속속 공개되면서 미국 주도의 반도체 생태계는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특히 오는 2024년 각 업체들의 공장 건설이 완료되면 파운드리 분야에서의 미국 정부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미국이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동아시아에 빼앗긴 반도체 생산의 주도권까지 확보하게 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사실상 전 세계 파운드리 선단 공정의 독과점적 공급 구조를 확보한 삼성전자와 TSMC의 생산 라인을 모두 미국에 구축하게 된다"며 "애플·아마존·구글 등 자국 기업들과 원활한 반도체 공급망을 형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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