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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생보사, 방카 판매 급증했지만…건전성 관리엔 '빨간불'


사모펀드 사태·대면영업 악화로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 급증

서울 소재 은행 지점 내부 [아이뉴스24 DB]
서울 소재 은행 지점 내부 [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지난해 생명보험사 방카슈랑스 채널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펀드 대신 보험 판매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 채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축성보험 판매가 늘어나자 일각에서는 향후 자본건전성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13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6조1천947억원으로 전년(4조3천435억원) 대비 42.6% 급증했다.

◆ 지난해 생보사 방카 채널 초회보험료 42.6% 증가…KDB생명, 매출 5077.8% 급증

방카슈랑스란 프랑스어인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은행은 방카슈랑스 판매를 통해 수수료 수입을 얻고, 보험사는 전국에 위치한 은행 점포망을 통해 판매창구를 확보할 수 있다.

회사별로 늘어난 곳을 살펴보면 삼성생명이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전년(1조861억원)보다 131.9%나 늘어난 2조5천192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이면서 압도적으로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생보사 매출의 40.6% 규모다.

한화생명 역시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가 85.6% 증가한 5천365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KDB생명은 지난해 1천514억원으로 전년 29억원 대비 5077.8% 급증했고, KB생명은 1천617억원으로 947.3%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은행들이 펀드 대신 보험 상품 판매에 눈을 돌리면서 방카슈랑스 채널 매출이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보험사 역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주력 채널인 대면 영업에 어려움을 겪자 방카슈랑스 채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선납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보험사간 경쟁이 과열되기도 했다. 선납수수료란 1년치 보험료를 한 번에 받으면서 판매수수료도 한 번에 당겨서 지급하는 형태로, 금감원이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면서 지난해 하반기 사라졌다.

◆ 방카슈랑스 채널 대부분이 저축성 보험…IFRS17 도입 시 자본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

방카슈랑스 채널 매출이 급증하면서 생보사의 실적 개선에 큰 보탬이 됐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재무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방카슈랑스 채널 판매의 상당 부분이 저축성보험이기 때문이다.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국제회계기준(IFRS)17'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을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된다.

이로 인해 지난 2~3년간 생보사들은 책임준비금 부담이 큰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 보험의 비중을 확대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IFRS17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왔다.

하지만 저금리 장기화와 시장 포화 등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자 생보사들은 다시 저축성 보험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당수 생보사들이 단기간에 실적을 부양할 수 있는 저축성 보험 판매를 확대했다"며 "생보사들이 보장성 비중을 확대하는 상황 속에서 저축성 보험 판매 증가는 향후 자본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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