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e스포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팬들과의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교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앞으로 e스포츠의 주된 수요층이 될 'Z세대'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1일 오상헌 LCK 대표는 젠지 e스포츠와 연세대학교가 개최한 e스포츠 콘퍼런스 '더 게임 체인저'에 연사로 나서 이 같이 강조했다.
오상헌 대표는 "e스포츠는 게임과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동시에 게임과 구분해야 하는 관계이기도 하다"며 "게임 종목사와는 별개로 e스포츠 리그 주최사가 대회에 참가하는 구단이 계속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수익 모델을 제시해야 하고, 게임사들이 만에 하나 e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줄일 경우에도 e스포츠 생태계가 자체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 대표는 '팬 인게이지먼트(fan engagement)'를 강조했다. 기존 팬들은 물론 잠재적인 팬들을 더욱 많이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리그를 이끌어 나가는 주체인 구단, 선수가 전 세계의 팬들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들을 위해 최상의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그런 점에서 e스포츠가 다양한 경로로 팬들과 교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Z세대'가 스포츠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 대표는 "팬들에게 LCK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 보니 70% 이상이 SNS 등을 통한 입소문을 꼽았다"며 "친구와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콘텐츠를 공유하고, 유튜브 등 각종 SNS를 통해 자연스럽게 게임과 e스포츠를 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e스포츠는 디지털 생태계 내에서 자연스럽게 '팬 인게이지먼트'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CK의 경우 이 같은 '팬 인게이지먼트'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e스포츠 종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LCK도 유관중 오프라인 경기를 지난해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LCK 서머에서 LCK는 역대 최고 국내 동시 시청자 수를 달성했고, 일 평균 순 시청자 수 역시 국내에서 전년 대비 32%, 해외에서 67% 각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오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떤 세상이 10년 전 과거로 퇴보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어떤 세상은 10년을 앞서가게 되기도 했다"며 "e스포츠는 후자에 속한다고 본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위기가 기회로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고, 그런 점에서 e스포츠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사업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e스포츠 업계가 팬들과의 접점 확보에 계속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시대의 흐름과 팬 성향 변화를 계속 탐구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오 대표는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촉발하는 사회 전반의 변화에 e스포츠는 발맞춰 발전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 속 여러 e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팬 인게이지먼트'를 집중 강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오 대표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올해 LCK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확대하는 것이 중심이다.
오 대표는 "LCK가 팬이 전 세계에 있지만 한국 외 다른 지역에 충분히 진출해서 비즈니스를 하지는 않고 있다"며 "글로벌로 팬덤을 확대해야 리그와 구단이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공략을 준비하는 지역이 있으며 이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언어로 중계하고 팬덤 활동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10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는 LCK 팀 수를 늘릴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도 언급했다. 올해부터 LCK는 프랜차이즈 체제로 전면 재편돼 1·2부 승강제를 폐지하고 리그와 구단이 수익을 나누는 구조를 마련했다.
오 대표는 "모든 팀이 들어오는 매출과 나가는 지출의 밸런스가 맞으려면 현재 10개팀으로는 5년 정도 걸린다고 보고 있다"며 "참여하는 구단이 전부 흑자 전환한다면 그때 팀 수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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