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 초 SK하이닉스가 불지핀 성과급 논란이 전 산업으로 확산돼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각 업체들이 임금 협상을 두고도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최근 LG전자가 올해 임금인상률을 9%로 확정하고 IT 업계를 중심으로 연봉 인상 분위기가 이어지자 '업계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삼성 직원들도 처우 개선 요구에 나서 사측이 난감해 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임금 인상 규모를 두고 직원들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고심 중이다. 그동안 노사 자율조직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별탈 없이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협상을 마무리하고 3월 20일 전후 시점에 인상된 급여를 지급해 왔으나,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노사협의회는 지난달부터 사측과 수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최근 사측은 2.5%, 노사협의회가 6.36%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이에 올해 새 임금이 적용되는 월급날인 3월 21일까지 2021년 임금인상률이 결정되지 않아 이달 월급은 지난해 기준으로 지급됐다.
직원들은 회사가 지난해 약 36조원의 흑자를 내고 경영진 연봉이 2배 이상 늘어난 만큼 직원들의 임금 역시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사측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임금 인상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와 함께 지난해 본격 출범한 전국삼성전자노조도 임금인상 요구에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인 이 노조는 출범 당시 조합원 수가 400명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약 2천500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노조는 오는 26일쯤 임금교섭 요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경쟁사인 LG전자가 올해 임금인상률을 9%로 확정한 영향이 컸다. 이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임금인상률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직원들에게 2%대 임금인상률을 제시한 반면, 대표이사 연봉은 2배 이상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우 2019년 보수의 2.4배인 82억7천400만원을 지난해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임금 협상이 늦어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들도 올해 임금인상률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삼성전자 사측과 노조측의 입장차가 커 최종 임금인상률이 결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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