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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욕 교차한 83년, 이재용까지 오너 수난사…우울한 생일 맞는 삼성


미전실 해체 후 그룹 차원 행사 매년 생략…연이은 총수 악재로 '침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과 고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전자]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과 고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이 22일 우울한 83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난해 고(故) 이건희 회장을 떠나 보내고 이재용 부회장 마저 수감 중 충수염 수술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여러 악재 여파로 창립 83주년임에도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분위기다. 대신 삼성물산 등 일부 계열사에선 간단한 기념 메시지를 임직원들에 전달하는 것으로 갈음할 예정이다.

삼성의 창립기념일은 원래 3월 1일이었지만 1987년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타계로 총수에 오른 이건희 회장이 창립 50돌이던 이듬해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삼성은 창립기념일을 3월 22일로 변경했다.

삼성은 지난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 차원의 창립 기념 행사를 생략해왔다. 그룹 전략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 해체로 그룹 실체가 사라진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행사를 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은 1938년 3월 1일 대구 인수동에 삼성상회를 설립했다. 당시 삼성상회는 중국과 만주를 대상으로 청과물, 건어물을 판매했다. 이는 현재의 삼성물산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병철 선대회장은 '큰 것, 많은 것, 강한 것'을 나타내는 '삼(三)'에 '밝고 높고 영원히 빛나는 것'을 뜻하는 '성(星)'의 의미를 담아 삼성이란 상호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삼성상회로 시작한 후 1953년 제일제당을 설립하면서 상업자본에서 산업자본으로 변신을 꾀했다. 이후 1960대 금융, 1970년대 중화학산업, 1980년대 전자산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한국 경제를 이끄는 한 축이 됐다. 또 지금은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1위에 올라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 받고 있다.

창업 당시 삼성상회의 자본금은 3만원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자산규모가 440조4천170억원에 이른다. 또 삼성그룹의 전체 매출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5분의 1을 차지한다.

고(故)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고(故)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처럼 산업 발전과 함께 한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83년 역사 속에 오너일가를 중심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삼성을 이끈 총수들은 모두 비리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았고, 이재용 부회장은 수감 중 갑작스럽게 충수염으로 응급수술까지 받는 상황까지 겹쳤다.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은 지난 1966년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 일로 이 선대회장은 한국비료를 국가에 헌납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고 이건희 회장도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 2005년 삼성 임원진의 정치권 등 금품 제공 의혹과 연관된 이른바 'X파일' 사건,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돼 수감 중이었다. 또 오는 25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첫 정식 공판도 앞두고 있었으나 충수염 응급수술 여파로 재판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계에서는 충수염 수술 후 회복까지 통상 1주일 정도를 예상하지만 이 부회장은 충수가 터져 이물질이 복막으로 확산한 상태여서 이보다 회복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이 출석하지 못하게 되면 함께 기소된 다른 삼성 관계자들만 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열거나 공판 기일을 연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기일 연기나 공판 불출석 요청을 아직 하지 않은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역사는 대한민국 산업 발전사와도 궤를 같이하지만 그룹을 이끈 총수들이 모두 비리 의혹에 연루돼 수난사로도 보여진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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