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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1주년] ⑤ 금융권은 '탈석탄' 열풍…ESG 컨트롤타워 세운다


[ESG 경영 패러다임] "금융사, 기업금융의 포트폴리오가 바뀌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요구와 역할이 점점 커지는 시대다. 과거 이윤 추구가 주목적이던 시대는 저문지 오래다. 사회적 기업의 출현은 기업의 역할을 바꾸는 전기를 마련했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로 기업의 역할을 높였지만 광범위한 주문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CSR의 핵심만을 다룬 경영 준칙인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가 나온 배경이다. ESG는 경영 패러다임에 엄청난 변화를 주고 있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거래처 설정의 척도로 적용 중이고 세계적 평가기관인 무디스는 국가별 ESG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나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기관뿐 아니라 국민연금도 ESG를 중요한 투자지표로 삼고 있다. [편집자 주]
ESG는 경영 패러다임에 엄청난 변화를 주고 있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거래처 설정의 척도로 적용 중이고 세계적 평가기관인 무디스는 국가별 ESG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나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기관뿐 아니라 국민연금도 ESG를 중요한 투자지표로 삼고 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ESG는 경영 패러다임에 엄청난 변화를 주고 있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거래처 설정의 척도로 적용 중이고 세계적 평가기관인 무디스는 국가별 ESG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나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기관뿐 아니라 국민연금도 ESG를 중요한 투자지표로 삼고 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은행·카드·보험사 등 1·2 금융권 할 것 없이 금융권에서도 ESG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속속 ESG 채권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하는 한편, 석탄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인수 등을 하지 않겠다는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같은 착한 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융사들은 속속 내부에 ESG 전담부서와 같은 컨트롤타워 조직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을 비롯해 NH농협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ESG경영, 착한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 '석탄과의 결별' 탄소중립 선언 잇따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0일 ‘NEXT(넥스트) 2030 경영원칙’을 선언하고 핵심 전략 중 하나로 ESG 경영을 담았다. 우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올 상반기 내에는 ‘환경사회리스크관리체계’를 구축해 선별적으로 금융지원을 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만의 ‘지속가능금융체계’도 개발, 환경문제를 고려해 대출을 해주는 등 ESG 경영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KB금융이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빠르게 탈석탄금융을 선언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5% 감축하기로 했다. 이어 신한금융이 친환경 전략으로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채택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5대 금융지주 모두가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ESG경영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각의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적 이득만이 아닌 사회와 환경 등에 끼칠 영향을 감안해 가치를 창출하는 경영을 의미한다.

탄소중립은 ESG 경영 중 하나인 환경(E) 부분의 실행 전략 중 하나로, 탄소를 배출하는만큼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궁극적으로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의 산업체계에서 주요 자원으로 쓰였던 석탄 등에 대한 활용도를 낮출 필요가 있어 금융사들은 잇따라 탈석탄금융을 선언하고 있다. 산업부문에서 석탄 관련 자금지원을 줄이고 탄소 발생이 적은 대체 자원, 이를 테면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친환경 부문에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지주 계열사들에게는 이는 곧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녹색채권(그린본드)시장이 활성화되고, 은행업에서는 기업대출의 포트폴리오가 조정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탈석탄금융 선언 이후 금융사들이 저탄소 산업구조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금융사들의 기업금융 포트폴리오가 바뀐다는 의미다"라고 봤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ESG 경영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에 세계적인 트렌드 자체가 바뀌었고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강조되면서 국민연금 등 기관들도 ESG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ESG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조달 시장을 개척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와 맞물린 정부의 그린 뉴딜 등 한국판 뉴딜 정책과도 맞아떨어지면서 ESG경영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적인 트렌드도 그렇고 연기금과 같은 주요 투자자들도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투자를 더 하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금융사들이 ESG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금융지주·은행 ESG 컨트롤타워 신설…속속 전담부서 설치

ESG경영 실현을 위해 5대 금융지주와 핵심 계열사인 각 은행들은 내부적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구축하는 등 조직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임형석 선임연구위원은 "그간 금융지주들이 ESG경영을 위해 지배구조 차원에서 ESG위원회를 설치하면서 준비해왔다면 이제는 ESG경영의 실천으로 탄소중립 전략 실행도 같이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우선 금융사의 머리인 이사회부터 확 바꾸고 있다. 하나금융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하는 안건을 논의하고, 우리금융도 주총에서 이사회 내 ESG 경영위원회의 신설을 의결할 예정이다.

KB금융의 경우는 이미 지난해 3월 KB금융 이사회 내 그룹 ESG 전략·정책을 수립하고 ESG 추진현황 관리·감독하는 'ESG 위원회'를 만들어 9명의 사내·사외이사가 참여해 ESG 경영의 실행력을 높였다.

또 ESG 경영의 실무를 맡을 조직을 만들어 본격적인 ESG 경영 준비도 착수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하나은행 내 경영전략본부 소속의 ESG 기획 섹션 신설, 전담부서로 두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ESG 기획 섹션은 ESG 경영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다른 부서와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금융체계 등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우리금융은 지주의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6명 규모의 'ESG경영부'를 신설했고, 우리은행도 홍보브랜드그룹을 '브랜드ESG그룹'으로 개편하고 산하에 13명 규모의 'ESG기획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신한금융도 박성현 부사장이 이끄는 전략·지속가능부문(CSSO) 산하에 'ESG기획팀'을 만들었다.

◆ 은행 못지 않다…유관기관부터 2금융까지 ESG 경영 물결

ESG 경영을 위한 채비는 비단 금융지주와 은행만의 일이 아니다. 금융권 전체적으로 번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카드업계 최초로 ESG 전담조직인 'ESG팀'을 만들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ESG 경영에 동참하기 위해 총 80개의 실천과제를 완료한 바 있다.

삼성카드도 최근 ESG경영 전담조직인 'ESG사무국'과 ESG경영 목표를 의결하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만들어 올해 ESG경영활동 전략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ESG 총괄부서'를 만들고 각 사업부로부터 ESG분야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프로젝트를 추천받고 있다.

보험업계도 활발하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지난달 각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모여 ESG경영 선포식을 갖고 ESG 경영의 실천을 다짐했다.

또 회사별로는 삼성생명이 지난해 말 전담조직인 'ESG 사무국'과 함께 'ESG 임원·실무협의회'를 만들었다. 삼성화재도 이사회 산하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마련해 ESG 경영의 방향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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