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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 종목에 LCK 포함될까…e스포츠 공론화 시작


'e스포츠 체육진흥투표권 도입 논의 토론회' 8일 열려

8일 열린 'e스포츠 체육진흥투표권 도입 논의 토론회'의 모습.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유튜브 갈무리]
8일 열린 'e스포츠 체육진흥투표권 도입 논의 토론회'의 모습.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유튜브 갈무리]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스포츠토토'와 '프로토'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까.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도입 여부에 대한 논의가 개시된 가운데, 이를 본격 공론화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이상헌 국회의원실(더불어민주당·울산 북구)은 8일 서울 마포구 e스포츠 명예의전당에서 'e스포츠 체육진흥투표권 도입 논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e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체육계 관계자들도 참가해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편입과 관련해 논의를 벌였다.

체육진흥투표권이란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투표권을 판매해 결과와 점수 등을 맞힌 이에게 환급금이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을 일컫는다. 국내에서는 '스포츠토토'와 '프로토'가 이에 해당한다.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지난해 코로나19로 야구·농구 등 체육진흥투표권에 포함되는 주요 종목의 경기가 중단되면서 국민체육진흥기금을 비롯한 전체 체육 예산 조성에 큰 손해를 입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프로스포츠 리그가 중단된 3~6월 동안 체육진흥투표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9% 감소했고 이에 진흥기금 조성액도 47.7%로 줄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약 90%가 체육진흥투표권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리그 경기 중단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이에 체육계에서 e스포츠를 체육진흥투표권 종목에 편입하자는 논의가 개시됐다. e스포츠 역시 코로나19 초기 잠시 동안 리그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빠르게 비대면 체제로 전환해 리그를 성공적으로 재개했고 대부분의 e스포츠 대회들이 무관중 온라인 방식을 통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e스포츠 시청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시장 규모도 커지는 등 e스포츠의 인기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체육계가 체육진흥투표권 종목 편입 여부에 적극적인 이유다. 한국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e스포츠 시청자 수는 4억5천830만명으로 미국 4대 메이저 스포츠(NFL·NBA·MLB·NHL)의 시청자 수 총합을 넘어섰다. 평균 시청자 연령대도 기존 스포츠에 비해 훨씬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희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박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체육진흥투표권의 대체제 투입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고전적 스포츠에서 탈피해 새로운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민제 국민체육진흥공단 실장은 "e스포츠 종목을 도입함으로써 안정적인 기금 조성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며, 특히 비대면 종목으로서 지속적인 상품 운영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여기에 2~30대의 신규 고객을 유입해 지속 증가하는 체육기금의 수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e스포츠 업계 관계자들도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포함에 긍정적이었다.

이승용 젠지 e스포츠 이사는 "이 같은 논의가 나오는 것 자체가 e스포츠 산업 자체가 크게 성장했다는 의미"라며 "체육진흥투표권 포함에 따른 지원이 현실화된다면 더 많은 e스포츠 선수들이 은퇴 이후에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포츠토토 판매점의 모습. [사진=케이토토]
스포츠토토 판매점의 모습. [사진=케이토토]

◆e스포츠 속성 이해해야…이해관계 충돌도 해결과제

다만 e스포츠가 기존 스포츠와 리그를 이루는 전반적인 조직 구조 등이 다르며, 세부 종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기존 스포츠 종목들과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축구·야구 등 기존 스포츠의 경우 프로리그 위에 리그를 관할하는 협회가 있으며 축구의 경우 대한축구협회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상위 단체로 자리하고 있다. 반면 e스포츠의 경우 한국e스포츠협회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각 e스포츠 리그를 총괄하는 쪽은 라이엇게임즈, 펍지 등 게임 종목사다. 또 게임의 경우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싱을 맡은 업체가 다른 경우가 많기에 이 역시 기존 스포츠와는 다른 부분으로 꼽힌다.

이정훈 LCK 사무총장은 "라이엇게임즈의 경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e스포츠에 대한 독립성을 강조하고자 최근 LCK라는 유한회사를 별도로 설립했지만, 여전히 사단법인이 아닌 사기업에 속하는 유한회사"라며 "e스포츠 종목 단체와 국민체육진흥기금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e스포츠화가 진행된 종목이 리그 오브 레전드 외 배틀그라운드, 피파온라인, 오버워치 등 다양하다는 점도 e스포츠 전반을 체육진흥투표권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조율해야 할 부분으로 꼽혔다. 임동환 프로축구연맹 팀장은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편입 논의가 LCK에 한해서만 진행되는 것인지, 다양한 종목들의 편입을 검토하는 것인지부터 우선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며 "LoL 외 다른 게임들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텐데 이 부분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체육진흥투표권이 사행산업감독위원회의 사행산업총량제의 규제를 받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지적됐다. 사행산업총량제란 매출액이 한도를 넘어서면 이듬해 매출 총량의 한도를 줄이는 제도를 일컫는다. 각 종목별로 할당된 총량이 있는 상황에서, e스포츠가 추가로 체육진흥투표권에 편입될 경우 전체 총량이 증액되지 않는 이상 기존 종목들의 총액 감소가 불가피하다.

임동환 팀장은 "발행 총량이 증액되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기존 스포츠 종목들은 e스포츠의 진입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쉽지 않은 논의사항이 남아 있지만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편입에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심종호 스포츠토토 사업본부장은 "만일 전제 조건이 갖춰진다면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편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사무총장도 "LCK 차원에서도 e스포츠의 편입 요건이 논의된다고 한다면 최대한 요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다면 다른 협회 및 기관과 협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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