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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자율주행 방역로봇 공개…"80평 사무실 14분 만에 소독 끝"


자율주행 기술 일상 공략 본격화…현행 규제에 따른 기술 확산 어려움도

KT 무인자율주행 방역로봇 '캠피온'이 KT 이스트 사옥의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KT]
KT 무인자율주행 방역로봇 '캠피온'이 KT 이스트 사옥의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KT]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모두가 퇴근한 심야, 자율주행 방역 로봇의 활동이 시작된다. 로봇은 사무실 책상과 의자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소독약을 뿌리고 살균한다. 80평 사무실 소독을 끝내는 데 단 14분이면 충분하다."

자율주행 기술이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KT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기술을 결합한 식당 서빙 로봇, 호텔 컨시어지 로봇, 물류센터 운반 로봇 '나르고' '따르고' 등을 선보인 데 이어,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사무실과 대중시설용 '자율주행 방역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미 KT 광화문 사옥에 자율주행 방역서비스를 상시 활용 중이다. 향후 다중이용시설인 백화점, 도서관, 놀이 시설 등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19일 KT는 자율 주행 방역서비스 등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KT 자율주행 방역서비스는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벤처 '도구공간'이 개발한 자율주행 방역 로봇 '캠피온'과 KT 자율주행 관제 플랫폼 '모빌리티 메이커스'를 결합했다.

캠피온은 가로 55㎝, 세로 72㎝ 높이 1m 크기의 자율주행 로봇. 센서를 통해 스스로 지형지물을 파악하고 자율주행하는 것은 물론, 최대 초당 1미터를 이동하며 연속 4시간 동안 소독약 분사와 자외선(UVC, UVA)램프 살균을 동시에 진행한다.

특히 소독약 20ℓ를 탑재할 수 있고 방사형으로 강·중·약 분사가 가능하다. 공기 살균을 위한 UVC·UVA 램프는 8개가 장착돼 있는데, 인체에 유해한 UVC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무인환경을 감지한 뒤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캠피온은 현재 KT 서울 광화문 이스트 사옥 1층과 13층에서 총 두 대가 활동 중이다. 주로 직원들이 없는 22시 이후와 점심시간 직후 정기 방역에 투입되는데, 13층 80평 규모 사무실을 약 14분 만에 소독한다.

유장표 도구공간 이사는 "캠피온을 통해 수집되는 공간 영상은 모니터링은 가능하나 녹화되지 않아 외부 유출 걱정이 없도록 보안에도 신경썼다"고 말했다.

KT 무인자율주행 방역로봇 '캠피온'이 KT 이스트 사옥의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KT]
KT 무인자율주행 방역로봇 '캠피온'이 KT 이스트 사옥의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KT]

캠피온이 KT 자율주행 방역서비스 외형적 실체라면 관제 플랫폼 '모빌리티 메이커스'는 동력을 부과하는 엔진이다. 모빌리티 메이커스는 캠피온 방역 위치와 동선·주기·강도·모드(UVC·UVA)설정 등이 가능하고, 배터리와 소독약 잔량·위치 등 기기 상태 확인도 가능하다.

클라우드를 통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이지만, 회사 내부에 서버를 구축해 온프레미스로 사용할 수 있다.

이성형 KT 커넥티드 카 비즈센터 미래 플랫폼사업부 팀장은 "해당 서비스의 발전 방향은 SaaS나, 내부 서버를 통한 폐쇄형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도 있어 두 가지 형태로 제공키로 했다"며 "SaaS 형태로 서비스를 도입해도, 외부에서 고객사 플랫폼을 열람할 수 없도록 칸막이 설계를 했기 때문에 회사 기밀 공간 혹은 보안 공간 정보 유출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KT는 '모빌리티 메이커스'를 활용,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자율주행 순찰 서비스 출시도 준비 중이다.

자율주행 방역서비스의 경우 KT 광화문 사옥에 이어 대형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에 도입될 예정이다. 특히 이 서비스를 통해 코로나 19 확진자 발생 등에 따른 소독 필증이 가능토록 방역당국 인증 절차도 마친 상태다.

이성형 팀장은 "캠피온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긴급상황에 사람이 즉시 투입되지 못할 때 선제 조치가 가능하고 사람이 감수할 위험을 대신해주는 기술로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캠피온'이 충전기로 자동 이동해 충전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KT]
'캠피온'이 충전기로 자동 이동해 충전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KT]

◆생활속 자율주행 기술 확산…실외 주행 제한 등 규제 해소 시급

이처럼 산업 전반에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 혁신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각종 규제가 걸림돌이 되거나 또는 법적 미비로 상용화에 애를 먹는 경우가 여전하다.

최근 배달의 민족이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 '뭐 먹을 건대?' 상용화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술(ICT)규제샌드박스 문을 두드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뭐 먹을 건대?'는 앱 주문 접수 시 가게 앞으로 이동해 음식 등을 수령 후, 실외를 주행해 배달한다. 또 최종 배달지가 2층 이상일 경우 승강기를 타고 최종 목적지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현행 도로교통법상 보행자가 아닌 '차'에 해당해 보도‧횡단보도 등에서 통행이 제한되며, 공원녹지법상 30kg 이상 동력장치(최대 적재 중량 약 50kg)로 공원 출입이 불가능하다. 또 승강기안전기준에 따라 로봇의 승강기 무선제어와 무선통신 모듈 장치 설치도 불가능하다.

KT 역시 자율주행 사업에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소연 KT 커넥티드 카 비즈 센터 과장은 "자율주행 로봇은 차로 분류돼 차도를 이용해야 하고, 또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에는 자율주행 특구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만 시범 운행이 가능하므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유장표 도구공간 이사는 "캠피온이 각 층을 자유롭게 이동하기 위해 승강기를 탑승하는 것은 규제샌드박스 특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또 캠피온과 승강기 프로토콜 연동 등이 필요한데, 이는 승강기 회사 보안정책과 연관된 부분도 있어 협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 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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