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담배 시장에서 약세를 면하지 못했던 BAT코리아가 업계 최초의 여성 사장 선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4번째 CEO 교체로, 전임 김의성 사장은 'BAT코리아 최초의 한국인 CEO'라는 타이틀만을 남긴 채 1년만에 물러나게 됐다.
BAT코리아는 김은지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고 13일 밝혔다.
김 신임 사장은 경북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후 유니레버코리아를 거쳐 지난 2004년 BAT에 합류해 16년 동안 던힐 브랜드 담당, 국내 영업 총괄, 사업 개발 담당 등의 보직을 거치며 전문성을 쌓았다.
또 사장 선임 직전에는 BAT 인도네시아 브랜드 총괄로 일했으며 어려운 현지 여건에도 포트폴리오 개발 및 구축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김 사장은 "회사의 사장을 맡아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임직원들과 함께 BAT코리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며 "그동안 쌓아온 마케팅 및 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내 사업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BAT코리아의 이번 CEO 교체를 의외적인 일로 분석하고 있다. 김 전 사장이 취임한 후 '던힐 파인컷 더블 캡슐', '글로 센스', '글로 프로' 등 트렌드에 알맞는 신제품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또 김 전 사장은 올해 하반기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더욱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업계는 공격적 시장 공략 시도와는 별개로 저조한 실적이 원인이 돼 김 전 사장이 물러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BAT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천562억 원, 영업손실 5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8년 대비 3.2% 줄었고 영업손실은 40억 원 이상 늘었다.
다만 김 전 사장과 같은 'CEO 단명의 역사'가 반복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BAT코리아는 지난 5년 동안 매튜 쥬에리 전 사장을 제외한 3명의 CEO가 모두 1년을 채우지 못했다. 담배 시장의 트렌드가 비교적 느리게 변하는 만큼 한 명의 지속적 리더십 발휘가 시장 공략에 필요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KT&G의 '릴' 중심으로 고착화됐고 일반담배 시장도 냄새저감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전략 구사가 필요하다"며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 CEO 교체의 긍정적 효과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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