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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두산 ㊤] 자구안 마련에도 솔루스 매각 난항…분리매각 기우나


1兆 두산솔루스 경영권 가격 부담…전지박사업부 분리매각 가능성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두산이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확정했지만, 두산솔루스 매각작업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인수자들이 두산솔루스 매각금액에 대한 부담으로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두산 측의 제시금액을 맞출 수 없고 사업부간 시너지효과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두산 측은 최대한 높은 몸값을 받아야 하는 만큼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 모두 열어놓고 전체매각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원 두산 회장 [사진=두산]
박정원 두산 회장 [사진=두산]

◆유럽시장 진출·수주·생산까지 수년…SKC, 두산솔루스 인수 검토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SK그룹 등이 두산솔루스의 매각정보를 담은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수령하고 내부 검토에 돌입한 상태다. 이 가운데 SKC가 가장 적극적으로 두산솔루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C는 두산솔루스의 헝가리 전지박 생산공장에 주목했다.

이 공장은 2018년부터 건축 중인 연 1만톤 규모 전지박 공장으로 올해 양산에 돌입한다. 유럽은 강도높은 친환경규제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삼성, LG, SK를 비롯한 주요 이차전지업체들이 유럽에 진출했지만, 정작 배터리 핵심소재인 전지박 공장 대다수가 아시아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는 원재료 수급 유연성을 악화시키고 운송비용을 증가시킨다. 특히 수명이 짧은 전지박 특성상 산화 등 품질부문에 취약점을 노출한다. SKC는 지난해 KCFT를 1조2천억원에 인수하며 동박 사업에 뛰어들었다. KCFT는 정읍공장에 제5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동시에 해외시장 공략을 준비 중인 상황이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C는 KCFT를 통해 유럽에 진출할 경우 수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기회비용을 따졌다. 두산솔루스를 인수할 경우 생산 캐파(CAPA)의 80% 가량을 수주로 확보할 수 있게 되는 데다 내년부터 전기차 시장의 '퀀텀점프'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선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문제는 두산 측이 제시한 두산솔루스의 매각 가격이다. 두산은 SKC가 1조2천억원으로 KCFT를 인수한 만큼 동종업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30배가량을 프리미엄으로 선정, 두산솔루스 61% 지분매각 대금으로 1조원 이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C는 실탄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SKC는 이미 지난해 KCFT를 인수를 위해 1조2천억원을 집행했다. 더욱이 KCFT는 최근 800억원을 들여 정읍 5공장 건설에도 나섰다. SKC의 가용현금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 화학사업 분사에 따른 지분매각 및 SKC코오롱PI 지분 매각대금 등 총 9천억원에 불과하다.

◆SKC 포함 인수자들, 솔루스 몸값에 '손사래'…분할매각 요구하기도

SKC를 비롯한 잠재인수자 모두 두산솔루스 몸값에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는 두산솔루스 기업가치를 1조2천억원으로 평가하고 지분을 6천억원에 매입하겠다고 제시했지만, 두산은 협상을 깨고 공개매각으로 방향을 전환한 바 있다.

KCFT의 동박 모습 [사진=KCFT]
KCFT의 동박 모습 [사진=KCFT]

이에 일부 매수자들이 두산솔루스 전지박사업부 분할매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솔루스의 사업부문은 크게 전지박사업부와 첨단소재사업부로 나뉜다. 전지박 및 동박을 제조하는 전지박사업부만 분리해 신설회사를 설립한 뒤 해당 지분을 사들인다면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물적분할 방식 주식매매계약의 경우 분할이 이뤄지지 않으면 매각이 불가능해지는 데다 추후 분쟁 발생 가능성도 크다. 더욱이 두산은 최대한 높은 가격에 두산솔루스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전체매각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IB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두산이 협상에서 우위에 놓였던 것은 그만큼 여러 SI, FI가 두산솔루스 인수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스카이레이크와의 협상 이후 가격이 높아지면서 일부 매수자가 두산솔루스 분할매각 방식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옵션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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