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봄·여름 시즌 계획에 제동이 걸린 패션업계가 활로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는 이전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생존전략을 앞다퉈 구사하며 난관을 타개하겠다는 구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변수를 맞은 패션업계가 '사회적 거리 두기' 트렌드를 겨냥한 온라인 부문 강화, 출시 주기 단축 등의 생존전략으로 활로 모색에 나섰다.
최근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온라인 전용 컬렉션 '그린 빈폴'을 론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젊어진' 느낌을 한층 더 강화했다.
그린 빈폴은 일상에서 가장 즐겨 입는 기본에 충실한 스타일의 아이템으로 구성됐다. 스웨트셔츠, 피케 티셔츠·원피스, 라운드넥 티셔츠, 캐주얼 셔츠 등 언제든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번 시즌 상품에는 같은 컬러, 패턴, 소재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시밀러룩을 연출할 수 있는 커플 아이템을 전면에 내세웠다. 스웨트셔츠에는 바퀴살을 없애 한층 더 간결해진 자전거 로고를 남녀 버전으로 적용했고, 블루 깅엄 패턴 시어서커 소재를 사용해 빈폴멘은 반팔 셔츠를, 빈폴레이디스는 셔츠 원피스를 선보였다.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타임은 '레트로'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섬은 올해 봄·여름 컬렉션 주제를 '타임 이즈 타임리스'로 정하고 7개 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컬렉션 모델로는 배우 수현을 기용하며 사상 첫 국내 모델을 발탁해 신선함을 강조했다.
한섬은 이번 컬렉션에서 1990년대 출시했던 타임의 인기 제품을 현대 스타일에 맞게 재해석했다. 당시 유행했던 미니멀리즘 스타일에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던하고 간결한 디자인을 적용해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대표 제품은 허리에 벨트가 있는 '아웃포켓 크랍 재킷'과 탈부착이 가능한 카라레이스를 포인트로 넣은 '슬림핏 탑&스커트 세트' 등이다.
한섬은 수현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한 재킷·원피스·팬츠 등 7개 모델을 우선 선보인다. 이후 오는 6월까지 순차적으로 120여 개 모델의 신제품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LF는 온라인에 승부수를 던졌다. LF는 최근 버켄스탁, 핏플랍 등 신발류와 해지스 액세서리, 닥스 액세서리 등 뷰티 제품을 주력 아이템으로 선정해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제품을 중심으로 고객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또 LF는 온라인 소비가 익숙한 'Z세대'를 타깃으로 판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실제 젊은 소비자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질스튜어트 뉴욕의 'JSNY', 해지스의 '피즈' 등을 중심으로 한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또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 속 '집콕족'이 늘어나는 데 따라 이들을 겨냥한 리빙 이벤트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LF 관계자는 "사태 추이를 관찰하며 비대면 유통 채널인 온라인 및 모바일몰에서의 프로모션을 강화할 것"이라며 "소싱처도 다변화해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며 효율적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코오롱FnC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제품 출시 주기를 바꿨다. 기존 봄·여름, 가을·겨울 시즌으로 정기 컬렉션을 선보이던 업계의 일반적 판매전략을 뒤엎고, 매월 신상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패스트 패션'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코오롱FnC 산하 여성 핸드백 브랜드 '쿠론'은 최근 온라인몰을 통해 매주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쿠론은 앞서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신상품을 선보이는 전략을 구사해 좋은 실적을 올린 바 있다. 특히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손담비가 착용했던 '포멜로 크로스 백'은 출시 10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 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보브도 매월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 올해 첫 컬렉션인 'V 포레스트'를 출시했으며, 이번달 초에는 두 번째 봄 신상품 컬렉션 '레트로 클럽'을 선보였다. 레트로 클럽 컬렉션은 플리츠 원피스, 니트 카디건, 피케 티셔츠 등 총 14종의 활용성 높은 제품들로 구성됐으며, 레트로와 스포티즘을 결합한 경쾌한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업계는 이 같은 패션업계의 변화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신학기 팝업스토어 등 업계의 기존 오프라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에 환경적 제약이 걸렸고, 상품 품질도 상향평준화되며 온라인 상의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도 빠른 속도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의 봄·여름 전략은 나들이나 쇼핑을 나온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규모 오프라인 마케팅에 기반을 뒀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이 같은 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온라인 시장에서 가볍게 입는 옷을 자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더욱 활발히 펼쳐질 것"일고 말했다.
이어 "상품 출시 주기는 물론, 상품의 종류도 과거보다 더욱 다양해져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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