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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삼현 현대重 사장, 그룹 2인자 부상…숙원 푼다


현대중지주·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 맡을 듯…대우조선 합병 마무리 의지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지주가 사내이사 후보를 조영철 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에서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변경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부사장의 자필서명을 받은 지 4일 만에 후보를 변경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가 사장을 중심으로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가 사장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가 사장이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핵심 측근이자 그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의 경영 멘토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주요국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 급물살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 후보자에 조영철 부사장에서 가삼현 사장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사회는 4일 전인 24일 조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4일 만에 사내이사 후보를 변경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주는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처리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가 사장이 영업활동 등의 이유로 해외출장이 잦은 만큼 조영철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주요 경쟁당국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대우조선해양 합병 테스크포스(TF) 팀장인 가 사장이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일본 공정취인위원회는 최근 한국조선해양이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수리하면서 1차 심사(본심사)가 시작됐다. 그동안 일본은 2018년 한국 정부의 조선업계 구조조정 과정을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위반이라고 제소한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심사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유럽연합(EU) 반독점위원회 역시 최근 합병심사에 돌입하며 오는 7월 9일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앞서 반독점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양사가 합병할 시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20%를 상회하게 돼 전체적인 선박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예비심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심사대상국 6개국 모두의 승인을 얻어내야 한다. 현재까지 카자흐스탄만 승인 결정을 내렸다. 나머지 심사대상국은 한국·일본·중국·EU·싱가포르 등이다. 지주 이사회는 "가 사장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로 역임하며 흑자전환에 성공시킨 만큼 그룹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2인자 가삼현, 승계 작업 중심 역할 할 듯

가 사장은 오는 24일 열리는 한국조선해양 주총에서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물적분할돼 설립된 조선 중간지주사다. 가 사장은 지주에 이어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직을 수행하게 되면서 그룹 내 지위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특히 가 사장은 정몽준 이사장의 대한축구협회장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면서 정 이사장 의중을 가장 잘 읽는 인물로 꼽힌다. 또한 연세대 경제학과 선후배관계인 정기선 부사장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정 부사장이 그룹 입지를 다지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의 신호탄으로 내다본다. 현재 정 부사장은 그룹 경영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및 국내 4대 그룹 총수 공식오찬에 정 부사장이 직접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더욱이 정 부사장은 자신이 직접 지휘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현대중공업지주의 연결기준 영업이익(1천6억원) 가운데 현대글로벌서비스가 388억원으로 40%가까이 차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년 전과 비교해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 사장의 초고속 승진 배경에는 정 이사장과 정기선 부사장의 신임 때문이라는 후문이 많았다"며 "가 사장과 정기선 부사장 모두 그룹 내 입지가 커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3세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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