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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②] 中 감염확산 쇼크에 국내 제조업 '초비상'


현지 생산기지 줄줄이 가동중단에 부품공급망 붕괴…국내공장도 '올스톱'

[아이뉴스24 조석근, 이영웅, 서민지, 윤선훈 기자]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1천362억달러(161조원)이다. 중국은 한국의 제1 수출국이자 가장 큰 흑자국이다. 국내 수출 4위인 홍콩 319억달러(37조원)을 포함하면 수출 상위 5위권 내 미국 733억달러(87조원), 베트남 481억달러(57조원), 일본 284억달러(33조원)을 다 합친 것보다도 많다.

국내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로 중국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해외 최대 생산기지이면서 중간재 시장이다. 그 때문에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국내 경기 회복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 정부의 춘절(구정 설) 연휴 연장으로 오는 9일까지 중국 대부분 사업장의 가동이 중단된다. 사실상 강제휴무다. 여기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중국 생산, 판매법인도 불가피하게 문을 닫거나 사무직의 경우 재택근무로 전환된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각 종 부품과 소재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에서도 멈춰서는 공장들이 속출하고 있다.

◆ 전례 없는 '강제휴무' 공급망 우려 확산

5일 각 업계 분위기를 종합하면 IT·전자업종에선 우선 삼성전자가 중국 쑤저우 가전공장, 톈진 TV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정부의 강제휴무 조치에 따른 것이다. 시안 반도체 공장의 경우 필수인력만 유지한 상황에서 가동된다.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정운영상 차질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LG전자의 경우 톈진, 난징, 칭다오, 쿤샨, 항저우 등 중국 내 10여개 가전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들 대부분이 가동 중단된 상황에서 LG전자는 일단 10일 이들 공장을 재가동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국가건강위생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이날 오전 기준 2만4천481명, 사망자는 491명이다.

춘절 직후 지난주에 비해서도 바이러스 확산이 더 빨라지고 있어 중국 정부가 강제휴무를 더 연장할 여지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각 성의 방침에 맞춰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며 "중국 출장자들을 최대한 빨리 국내 복귀시키는 한편 최대 2주간 재택근무를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함께 대규모 소재, 부품이 동원되는 장치산업이다. 중국 업체는 물론 국내외로부터 지속적인 소재, 부품 공급이 필수적이다. 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들은 핵심 공정 위주로 가동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장기화 시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쑤저우 내 LCD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공정 중단 시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는 소자산업 특성상 생산라인은 가동 중이나 가동률 자체는 춘절 이전에 비해 떨어진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을 가동 중이지만 옌타이, 난징 공장의 경우 9일까지 중단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지역에 따라 물류 상황이 좋지 않은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생산 공정에서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들이 많아 구체적 피해를 예상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中 부품조달 차질, 제네시스 등 완성차 국내 공장 스톱

자동차 업계의 경우 국내 공장까지 직접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곳들도 있다. 당장 쌍용차 평택공장이 오는 12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독일계 푸품사로부터 배선부품 일종인 하네스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현지 공장들이 강제휴무 조치로 일제히 문을 닫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현대·기아차도 긴장하는 상황이다. 마찬가지 부품조달 문제로 울산공장 내 제네시스 생산라인 일부가 멈췄다. 현대차측은 노조와 울산 1·4공장, 아산공장의 임시 가동중단 여부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모습. 쌍용차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부품조달이 지연되면서 오는 12일까지 평택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모습. 쌍용차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부품조달이 지연되면서 오는 12일까지 평택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허언태 현대차 사장은 최근 "국내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 일부 업체들의 생산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공장별, 라인별 휴업실시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사태가 이어지면서 생산운영 계획을 당장 명확히 밝히지 못하는 부분을 양해해달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사내 게시판을 통해 배포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체 한 관계자는 "중국 내 분위기에서 100% 자유로운 공장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신종 코로나 확진자들이 늘면서 생산현장에선 잔업, 특근마저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화학·정밀화학도 중국 진출이 활발한 분야다. SK종합화학의 경우 중국 공장이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우한이다. 현재 공장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인력만을 투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10명 정도 인력으로 설비를 가동하고 있고 출근 인원도 최소화, 재택근무를 유도하는 등 비상체제"라며 "아침조회 등 모이는 것 자체가 금지된 가운데 도시락으로 식사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인 중국 내 수요를 겨냥, 현지 진출한 배터리 업계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 창저우 공장이 오는 9일까지 문을 닫는 가운데 현재 일부 시설만 시운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난징 배터리 공장 가동이 중단됐으며 석유화학 공장은 가동률을 줄였다.

중국은 세계 철강, 비금속 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포스코의 경우 우한 내 자동차강판 전문가공센터(포스코-CWPC) 조업을 중단했다. 우한 교민 철수 당시 일부 직우너들이 전세기에 탑승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감염 장기화 사태로 인한 공급망 타격을 대비해 기업들이 컨틴전시 플랜 마련에 분주하다"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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