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금리 인하는 대외여건이 한국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월 전망치인 1.1%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0%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대외여건 불확실성 한층 높아져"…금리 인하 가능성 재확인
이날 이 총재는 높아진 대외불확실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곧 타결될 것처럼 보이던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만큼, 한국 경제의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커졌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난 12일 창립기념일에 밝힌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총재는 7, 8월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기념사를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한국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만한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한 층 높아졌다"며 "그것이 앞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과 물가 흐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선 아직까진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률이 0%대로 낮아지면서 실질 기준금리가 상당 폭 높아진 게 사실이지만,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다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질 통화량 등으로 금융여건을 평가해보더라도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4월 전망치 하회할 것"
올해 1~5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0.6%로 지난해 하반기 중의 상승률 1.7%에 비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물가안정목표치인 2%를 하회했다.
이 총재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고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약화됐다"며 "국제 유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이상 하락한 데다, 양호한 기상여건 등으로 농산물 수급 여건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무상교육 확대·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정부 정책 요인들도 물가의 오름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요인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전망치인 1.1%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0%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조절하기가 어렵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유례없는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주요국이 물가 상숭률이 목표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는 게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저물가에 대한 중앙은행의 역할론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이 현재의 저인플레이션 상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최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중앙은행으로서는 불편하겠지만 이를 조금 끌어올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는 신중한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상황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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