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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톡] 액상형 전자담배 라이벌 '쥴-릴베이퍼' 비교해보니


쥴 랩스 '쥴' vs KT&G '릴 베이퍼'…장·단점 정확히 엇갈려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를 놓고 필립모리스·KT&G·BAT 등 3사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70%를 차지한 바 있는 '쥴'이 지난 24일 국내 공식 출시하면서 폐쇄형(CSV·액상형) 전자담배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폐쇄형 전자담배는 연초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니코틴 액상만으로 담배 맛을 구현한 제품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특유의 '찐 내'나 담뱃재가 발생하지 않아 깔끔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KT&G는 '쥴'이 발표된 지 3일만에 '릴 베이퍼'를 발표하며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초기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아직까지 시장 2위에 머무르는 '쓴 맛'을 봤던 만큼, 폐쇄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는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KT&G는 '쥴' 발표 후 3일만에 '릴 베이퍼'를 발표하며 빠르게 반응했다. [사진=KT&G]
KT&G는 '쥴' 발표 후 3일만에 '릴 베이퍼'를 발표하며 빠르게 반응했다. [사진=KT&G]

생각보다 빠르게 시장의 '양강 구도'가 세워진 만큼, 이를 비교해 보기 위해 29일 '쥴'과 '릴 베이퍼'를 구매했다.

'쥴'의 경우 GS25와 세븐일레븐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릴 베이퍼'는 CU와 미니멀리움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릴'의 경우 매장당 하루 4대만 공급되고 있어, 강남 미니멀리움에서 구매했다.

비교는 ▲담배맛 ▲타격감 ▲연무량 ▲디자인 ▲편의성 등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해 진행했다. 두 제품 모두 폐쇄형 전자담배인 만큼 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아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카트리지는 '쥴'이 5종(클래식·트로피칼·크리스프·프레시·딜라이트), '릴 베이퍼'가 3종(토바·아이스·툰드라)이 판매되고 있지만 평소 사용하고 있는 '아이코스 히츠 블루'와 최대한 유사한 콘셉트의 '쥴 팟 프레쉬'와 '릴 베이퍼 시드 아이스'를 사용했다.

또 담배맛·타격감·연무량은 '아이코스'를 5점 만점으로 가정하고 평가했다.

지난 24일 발표된 '쥴' 단말기 2종과 '팟' 5종. [사진=이현석기자]
지난 24일 발표된 '쥴' 단말기 2종과 '팟' 5종. [사진=이현석기자]

◆'쥴', 디자인 압도적이나 '담배'로서는 글쎄
담배맛 2점·타격감 1점·연무량 3.5점·디자인 5점·편의성 4점

'쥴 팟 프레쉬'의 첫 맛은 달았다. 마치 '민트초코'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이 한 모금을 빨아들이자 말자 입안을 가득 메웠다. 희미하지만 멘솔향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담배'라고 하기에는 단 맛이 너무 강하게 입안에 느껴졌으며, 타격감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연무량은 '아이코스' 대비 70% 수준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기분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 담배나 '릴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연무량 특화 전자담배에 비교하면 매우 모자란 수준이다. 다만 입에 닿는 부분이 직사각형이라 입에 밀착되지 않기 때문에 연무량이 적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로서의 '쥴'은 모자란 부분이 다소 보였지만, '전자담배'로서 얼마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늘고 긴 모습의 '쥴'의 첫 인상은 '예쁘다'는 말로 간단히 정의할 수 있다. '전자담배 업계의 애플'이라는 별칭 답게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가로 1.5cm, 세로 8cm의 슬림한 크기와 무게도 가벼워 휴대할 때 전혀 존재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간편했다.

충전 또한 간편했다. USB 충전 도크를 컴퓨터에 끼우고, '쥴'을 그 위에 세우기만 하면 바로 충전이 시작됐다. 200밀리암페어(mah) 수준으로 배터리 용량도 매우 작기 때문에 충전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만 충전을 위해서 반드시 충전 도크를 사용해야 하며, USB-A 형식의 젠더를 사용하고 있어 C타입 젠더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 변환 젠더가 필요하다는 점은 불편했다.

특히 한 번 완충했을 때 한 갑 분량도 태우지 못해 잦은 충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제법 큰 단점으로 다가왔다.

5천원 지폐 기준으로 비교해 본 두 단말기의 크기. [사진=이현석기자]
5천원 지폐 기준으로 비교해 본 두 단말기의 크기. [사진=이현석기자]

◆'릴 베이퍼', 뚱뚱하지만 '담배'로서는 라이벌 대비 '압도적'
담배맛 3점·타격감 3점·연무량 4점·디자인 3점·편의성 4점

'릴 베이퍼 시드 아이스'는 첫 맛부터 이 제품이 '쥴'과는 다른 콘셉트로 기획됐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줬다. 상쾌한 '멘솔'이 첫 모금부터 입안을 가득 채우며 이 제품이 '담배'라는 단순한 사실을 뇌리에 각인시킨다. 타격감도 '쥴'보다 꽤 강해 궐련형 전자 담배에 상당히 근접했다.

연무량도 '아이코스'보다 아주 조금 적지만, '쥴'보다는 꽤 많은 연기를 만들어내며 또 한 번 자기가 '담배'라는 것을 사용자에게 각인시켰다. 물론 일반 담배나 연무량 특화 전자담배에 비하면 모자란 것은 마찬가지였다.

'릴 베이퍼'의 특기할 점은 '슬라이드 커버'와 '퍼프 시그널' 기능이다.

'슬라이드 커버'는 일종의 전원 스위치로, 흡연을 시작할 때 아래로 내리면 진동과 함께 예열이 시작됐다. 예열 시간은 아주 짧아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슬라이드 커버'를 내려야 하는 만큼 그냥 입에 물고 흡입하면 되는 '쥴'과 달리 사용까지 한 단계가 더 있는 것이라 단점일 것처럼 느껴졌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커버가 입이 닿는 곳을 가려 위생적으로 '쥴'에 비해 유리했고, 또 '퍼프 시그널' 기능을 고려하면 오히려 꽤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퍼프 시그널' 기능은 한 개피 분량의 액상을 사용했음을 알려 주는 기능으로, LED 점등 외 사용중 어떤 진동도 느껴지지 않는 '쥴'과 달리, '릴 베이퍼'는 흡연을 시작할 때와 함께 한 개비 분량을 피웠을 때 진동을 통해 사용자에게 현재 상황을 알려준다.

'시드'를 끼우고 11번을 흡입하면 바로 진동이 울리며, 한 번 더 흡입하면 기기가 꺼진다. 한 개피를 더 피우고 싶으면 슬라이드 커버를 올렸다 다시 내리면 된다. 자신이 얼마나 피웠는지 일일히 세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쥴의 약점을 확실히 보완했다고 할 수 있었다.

다만, 이 '슬라이드 커버'가 디자인 측면에서 '릴 베이퍼'를 '쥴'에 비해 투박하고 뚱뚱해 보이게 만드는 약점으로 작용했다.

안그래도 '쥴'에 비해 가로 2mm, 세로 5mm가 더 커 다소 투박해 보이는 단말기에 함께 주어지는 실리콘 '마우스 커버'까지 장착하고 나면, '쥴'과의 디자인 격차는 꽤 크게 벌어져 그렇게 '끌리는 디자인'은 아닌 모습으로 변신했다.

'슬라이드 커버'는 디자인 외에도 단점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먼저 슬라이드 강성이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라, 주머니와의 마찰로도 종종 내려가 피우지도 않는 '릴 베이퍼'가 켜져 있는 상황을 한 두 차례 경험했다.

물론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전원이 켜진 후 2분간 사용이 없으면 자동으로 꺼지는 안전장치가 있지만, 빠듯한 배터리 용량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릴 베이퍼'의 배터리는 230mah로, '쥴' 대비 15% 큰 용량이다. 이 용량 덕분에 비교적 지속 시간이 길어 아슬아슬하지만 완충하면 '시드' 한 카트리지 가까이를 사용할 수 있었다.

'릴 베이퍼'의 충전은 '쥴'과 비슷한 USB 방식으로 이뤄졌다. USB-A만 지원했던 '쥴'과 달리 USB-B(마이크로 5핀), USB-C 두 종류의 포트로 충전이 가능했지만, 하나의 충전기에 여러 젠더를 조립해가며 사용하는 방식이라 충전기 부피가 '쥴'에 비해 2배 이상 커 다소 불편한 점이 있었다.

◆'대세'가 되기에는 부족하나, '한 카테고리'로는 충분

'쥴'은 멋진 디자인과 사용성을 갖췄지만 담배로서의 정체성이 다소 모자란 '예쁜 담배맛 비타스틱' 느낌이 강하다. 반면 '릴 베이퍼'는 좀 더 담배에 가까워지기 위해 전자기기로서의 '멋'을 양보한 느낌이어서 두 기기가 정확히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 두 기기 모두 폐쇄형 전자담배가 처음 시장에 선보여졌던 2010년대 초반 대비 액상이 역류하는 등의 기술적 문제는 매우 개선한 느낌이었지만, 일반 담배나 궐련형 전자 담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되기에는 모자란 느낌이 없지 않았다.

업계는 '쥴'의 발매로 또 다시 시작된 '폐쇄형 전자담배 경쟁'이 결국 일반 담배의 11%를 대체한 궐련형 전자담배와 같이 하나의 '카테고리'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폐쇄형 전자담배가 처음 선보여졌을 떄와 달리 담배 연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금연 문화가 확산돼 냄새 없는 담배에 대한 수요가 확실히 과거 대비 높다"며 "폐쇄형 전자담배가 궐련형보다는 낮더라도 확실한 시장 카테고리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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