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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5G폰 열풍, 지속 가능성 있나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출고가 139만7천원의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256GB 모델을 40만원대에 샀다는 후기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40만원대에 달하는 이동통신사들의 공시지원금에 50만원대에 달하는 웃돈을 더해 '현금완납' 형태로 가격을 치른 것이다. 공시지원금 이외의 웃돈은 현행법상 합법이 아닌데, 이통사들이 크게 늘린 공시지원금보다 더 많은 웃돈이 오갔다. 번호이동을 하면 더 많은 웃돈이 주어진다. 5G 시대를 맞아 경쟁사 고객을 빼오려는 이통사들의 눈치싸움이 음지에까지 치달은 셈이다.

웃돈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미 통신3사가 당초 고지했던 공시지원금을 이후 큰 폭으로 올린 것만 봐도 5G 초기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알 수 있다. 이통사들이 나서 적극적으로 가격을 낮춘 덕인지 지난 5일 5G 상용화 나흘 만에 가입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 이들이 쓰는 단말기는 모두 현재 출시된 유일한 5G 지원 단말기인 '갤럭시S10 5G'다. 이통사들의 사활을 건 전쟁의 승자가 삼성전자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5G 스마트폰을 산 소비자들이 정말 5G의 필요를 느껴 단말기를 구매했다기보다는, 앞서 언급한 뜨거운 할인 경쟁 속 '기왕 5G폰을 사려면 싸게 살 수 있는 지금이 기회'라는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LTE폰을 사려다가 대리점 직원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5G폰을 구매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현재의 5G폰 열기는 많은 부분 이통사들이 끌어가고 있다"며 "초반 개통이야 많겠지만 이후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통사들이 가입자를 어느 정도 끌어들이고, 소위 '얼리어답터'들 상당수가 기기를 구입한 이후에도 현재의 5G폰 열기가 계속 이어질 것인지 의문이다. 최근 5G폰 사용자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네트워크·통화 품질에 대한 불만은 예측을 더욱 비관적으로 만든다. LTE에 비해 5G로 차별화할 만한 콘텐츠가 아직 많지 않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LG전자 등 후발 주자들 처지에서는 썩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LG전자가 오는 19일 5G폰 'V50 씽큐' 출시를 앞두고 출고가를 낮추고,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듀얼스크린을 무료 지급하기로 한 것은 이를 극복해 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어차피 오래 쓸 거 이왕이면 좋은 기기로 사자"는 트렌드가 생긴 것은 사실로 보인다. 5G는 LTE보다 훨씬 빠른 통신 속도를 바탕으로, 앞으로 관련 콘텐츠가 활성화될 시 더욱 효용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됨에는 분명하다. 다만 아직 소비자 입장에서 LTE폰과 비교해 장점이 눈에 띄게 크지 않다는 점, 그에 비해 출고가와 요금제가 비싸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통사들의 초반 드라이브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로 인한 본질적인 한계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있는 셈이다. 단말기 제조사든 이통사든 5G폰 시장을 최대한 빨리 늘리고 싶어한다. 지속 가능한 5G폰 열기를 위해서는 가격 경쟁 이외에 소비자들이 효용성을 느낄 수 있는 추가적인 조치가 다각도로 필요하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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