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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웃을까 …이통3사, 5G 주파수 '신경전'


SKT'더많이'·KT'똑같이'·LGU '값싸게' …범위·블록·경매가 '희비'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내달 주파수 경매 초안 공개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의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다.

SK텔레콤은 경매 취지를 살려 경쟁을 통한 주파수 확보에 중점을 둔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동등한 블록 할당을 통한 공정 경쟁에 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건 등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수 있어 어떤 형태의 방안이 마련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달 주파수 경매 초안 공개와 함께 토론회를 통한 의견 수렴에 나선다. 이를 바탕으로 5월 주파수 경매 공고를 거쳐 6월 경매를 실시한다.

정부 경매안에 대한 관전포인트는 5G 용도로 지정된 주파수 경매 매물의 범위와 할당을 위해 구분된 블록 형태, 경매 시작가로 압축된다.

이 세가지 요소는 결과에 따라 경매 판도를 바꿀수도 있고, 향후 이통 3사 경쟁 양상을 예단해볼 수 있는 핵심으로 꼽힌다.

이통사 관계자는 "주파수는 농사에서 토양과 같아서, 한번 잘못 확보하면 그 이후에는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경쟁에서 이길 수 없게 된다"며, "정부의 블록 구성에 따라 경매 판도가 크게 뒤바뀔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SKT "공정경쟁" vs KT·LGU+ "동등할당"

이통 3사는 최근 주파수 경매와 관련된 서로다른 목소리를 내는 등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가령 SK텔레콤은 더 많은 주파수 확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KT와 LG유플러스는 동등할당을 주장하고 있다.

주파수 경매 매물로 확정된 대역은 3400MHz-3700MHz까지 3.5GHz 주파수 300MHz 대역폭과 초고주파 대역인 28GHz 주파수 1GHz 대역폭이다. 28GHz 주파수의 경우 26.5GHz에서 29.5GHz 대역이 5G 용도로 지정돼 있어 나머지 2GHz 대역폭이 추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단 SK텔레콤은 경쟁을 통해 필요 주파수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보다 더 많은 주파수를 획득하기 위해 통블록보다는 블록 세분화를 바라고 있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 취지를 살려 경쟁을 통해 주파수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3사 모두 동등하게 주파수를 배분하는 것은 경매라기 보다는 할당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통사별로 다른 환경에 처해있기에 각각의 로드맵에 따라 필요한 주파수만을 확보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으로 제한된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3.5GHz 대역은 각각 100MHz씩, 28GHz 대역은 각각 1GHz씩 할당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 경우 출혈경쟁 없이 이통 3사가 골고루 대역폭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주파수의 저대역과 고대역에 대한 선호도와 고조파(Hamonics) 및 인접대역과의 간섭 우려를 염두에 둔다면, 약간의 경쟁이 있을 수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경매라기 보다는 할당에 가까운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KT의 경우 LTE의 주파수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5G만큼은 동등한 출발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LTE 주파수는 파편화돼 사업자들이 서비스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었다"며, "5G에서는 100MHz 단위, 1GHz 단위로 블록을 나눠 할당한다면 주파수 간섭과 상관없이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KT는 이통 3사 중 2G 종료로 인해 가장 늦게 LTE 대열에 합류한데 이어, 확보된 주파수의 간섭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800MHz는 설비투자조차 이뤄지지 못했고, 900MHz은 혼간섭 문제로 뒤늦게 보완재로 활용했다. 그나마 3G로 쓰는 2.1GHz 주파수 대역 일부를 LTE 용도로 변환, LTE 핵심 주파수인 1.8GHz에서 초광대역을 확보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이 같은 LTE 시련을 5G에서 만회하기 위해 KT는 지난 2015년 평창동계올림픽을 5G를 기반으로한 ICT올림픽으로 진행하겠다고 공언, 파트너들과 자체 표준인 5G-SIG를 완성하기도 했다.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 3GPP의 5G 최초 표준인 5G NSA에도 KT 자체 표준이 다수 반영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큰 틀에서는 KT와 입장을 같이 한다. 통블럭으로 이통 3사에 주파수가 골고루 할당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

LG유플러스는 3G 때 통신규격이 달라 어려움을 겪었지만 공격적인 LTE 전략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바 있다. 3위 사업자인만큼 앞선 두 이통사와 동일한 주파수를 획득한다면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MWC 2018에서 "5G에서는 1등을 해야한다"며, "5G는 큰 기회로,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동등한 주파수 확보 외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강조하고 있다. 경쟁 이통사 대비 주파수 확보를 위한 투자여력 등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투자 재원이 될 지난해 3사 영업이익 규모는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조5천366억원, 1조3천757억원, LG유플러스는 8천264억원대다. SK텔레콤과는 약 2배 가까이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출혈없이 경매 시작가에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는 동동할당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지난 2011년부터 3차례 이어진 주파수 경매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에 주파수를 확보한 바 있다. 가령 2011년에는 2.1GHz 주파수 20MHz 대역폭을 경매 시작가인 4천455억원에 낙찰받았다. 이를 통해 KT보다 먼저 LTE 멀티캐리어(MC)와 주파수묶음기술(CA)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었다.

2013년에도 2.6GHz 주파수 40MHz 대역폭을 경매 시작가인 4천788억원에, 2016년에는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던 2.1GHz 주파수 20MHz 대역폭 역시 경매 시작가인 3천816억원에 가져갔다.

2.1GHz 주파수 대역은 이통 3사가 모두 보유하고 있는 황금주파수로, 3사 모두 눈독 들였던 대역이다.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추가하면서 2개의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해 졌다.

그러나 5G 주파수의 경우는 사정이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특히 블록이 쪼개질수록 실탄이 부족한 LG유플러스로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동등할당에 따른 최적의 낙찰 등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적의 가격으로 (주파수 경매) 대역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 관련 정부 측 의지를 볼 때 합리적인 경매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통블록 vs 쪼개기 '촉각'

이처럼 업계 입장이 갈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실시된 영국의 세계 첫 5G 주파수 경매 사례가 주목 받고 있다. 영국은 2020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컴은 지난 20일(현지시간) 5G 용도로 지정된 3.4GHz 주파수 150MHz 대역폭에 대한 경매를 진행했다.

특히 해당 주파수를 5MHz 대역폭으로 최대한 잘게 쪼개 30블록으로 구성했다. 각각 100만파운드(한화 약 15억원)의 경매시작가를 제시했다. 사업자가 필요한만큼 비용을 지불하고 가져갈 수 있도록 제안했다.

대신 영국 경매가는 우리나라와 달리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영국의 경우 3.4GHz 주파수 150MHz 대역폭을 모두 획득해도 3천만파운드(한화 약 460억원) 수준이다. 반면 우리는 10MHz 대역폭 이상에서 1천억원 이상의 가격을 설정한 바 있다.

현재 과기정통부도 다양한 블록 구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다. 내달 방안별 장단점을 분석해 초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MHz, 1GHz 단위의 통블록 구성 또는 20MHz 대역폭씩 잘게 나누는 방식까지도 함께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는 KT와 LG유플러스에, 후자는 SK텔레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경매가다. 지난 2016년 LTE 100MHz 대역폭 할당가는 2조원이 넘었다. 5G 매물은 최대 3300MHz 대역폭으로 기존 산식을 적용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5G의 경우 주파수 특성으로 기존대비 투자가 늘 수 있어 이통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어느 수준까지 조정될 지가 관심사다.

한편 과기정통부가 입법예고한 5G 주파수 할당기준안에는 별다른 이견없는 상태. 신규 주파수에 대한 이동통신 용도 확정과, 기존 낡은 방식의 할당기준을 개선하고 전파법 시행령 및 관련 고시들을 5G에 맞게 재설정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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