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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깃발 자랑스럽다"…태국 '동성혼 합법화' 첫날 1800쌍 이상 등록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태국이 동남아시아 중 최초로 '동성혼 합법화'를 실시한 가운데, 합법화 첫날에만 동성 커플 1800쌍 이상이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배우 아피왓 포르쉬 아피왓사이리(왼쪽)와 사파뉴 암 파나트쿨이 23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프라나콘에서 동성혼을 신고한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태국 지방행정부는 동성혼 합법화가 실시된 전날(23일) 전국에서 약 1832쌍의 동성 커플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태국 각지의 행정사무소에는 혼인신고 후 증명서를 받아 기념촬영을 하는 동성커플이 줄을 이었다.

방콕 방락 구청에서 수말리 수드사이넷(64, 여성)과 결혼한 타나폰 초콩숭(59, 여성)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행복하다. 10년 동안 이날을 기다려왔다"고 밝혔으며 수말리 역시 "동성 결혼 합법화로 우리의 존엄성이 높아졌다. 이성애 커플과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방콕의 대형 쇼핑몰 시암파라곤에서는 방콕시와 성소수자(LGBT) 단체 방콕프라이드가 주최한 '결혼 평등의 날' 행사가 온종일 열려 최소 190쌍의 동성 커플이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부부들은 세타 타위신 전 총리와 함께 LGBT를 상징하는 무지개 카펫을 밟고 행사장에 입장했다.

패통탄 친나왓 현 태국 총리는 영상 메시지로 "이제부터 모든 사랑은 법으로 인정될 것"이라며 행사를 축하했다. 아울러 X(옛 트위터)에는 "오늘 무지개 깃발이 태국 위에 자랑스럽게 날리고 있다"며 동성혼 합법화를 기념했다.

태국에서 동성혼이 합법화된 지난 23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행사장에서 여성 동성 부부가 입장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세타 전 총리는 최근 '남녀 2개의 성별만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최근에 한 나라의 지도자가 두 가지 성별만 있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태국 의회(하원·상원)은 지난해 3월과 6월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결혼평등법'을 통과시켰다. 같은 해 9월 국왕이 승인하면서 시행이 확정됐다. 태국은 대만, 네팔에 이어 아시아 전체에서는 세 번째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결혼평등법은 기존 '남녀', '남편·아내' 등의 용어를 '두 개인', '배우자' 등 성 중립적 용어로 바꿔 18세 이상이 되면 성별과 무관하게 혼인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상속이나 입양 등의 권리도 일반 부부와 동일하게 부여된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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