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뿐 아니라 서울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당첨만 되면 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어 이른바 '로또 청약'으로 불리는 강남권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치솟는 데 비해 일부 단지들은 입주자를 모시기 위해 분양 조건을 완화하기도 한다.
내달 초 분양하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래미안 원페를라'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물량으로 지적받는다. 지상 10~22층 16개 동에 총 1097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면적 59~120㎡ 482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6833만원으로 방배동 최고가다. 전용 59㎡가 17억원대, 전용면적 84㎡는 22억~24억원대다. 인근의 신축 아파트인 '방배 그랑자이' 전용 84㎡가 지난달 29억75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적어도 5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래미안 원페를라에 청약자가 5만명까지 몰릴 수 있다"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30% 저렴하고 대단위 재건축으로 주거환경이 더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강남권 진입을 희망하는 수요자들이 눈독을 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에도 시세 차익이 크게 기대됐던 강남권의 분양 단지들이 높은 청약경쟁률로 전체 서울 전체 평균 경쟁률을 끌어 올렸다. 지난달 공급된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1순위 청약에서 71가구 모집에 3만4279명이 몰려 482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들어선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도 1순위 청약에서 37가구 모집에 3만7946명이 몰려 평균 10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비해 지난해 5월 분양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아직 잔여가구를 공급 중에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쯤 분양 조건을 완화해 계약금을 분양가에서 10%에서 5%로 조정했다"며 "계약금은 5%만 내고 나머지 95%는 중도금 없이 입주 시기에 납부하면 된다"고 말했다.
계약금 5%도 1차분으로 3000만원만 정액으로 내고 나머지 금액은 2주 내에 납부하는 분납조건이 내걸렸다. 당초 분양 당시에는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납부 조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계약 부담이 크게 줄었다.
홍은13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조성되는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총 827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 39~84㎡ 409가구를 일반에 공급했다.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이 7.3대1이었으나 미계약분이 일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도 잔여 가구의 무순위 청약을 진행 중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은 40여가구로 추정되며 무순위 청약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그란츠리버파크'도 잔여 물량을 소진에 나선 바 있다. 지하7층~지상42층 2개동 407가구 중 327가구를 지난해 8월 분양했을 당시 평균 청약경쟁률이 19.8대1로 높은 편이었는데, 계약 포기 물량이 발생하면서 임의 공급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서울에서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물량과 그렇지 않은 단지 간 차이가 발생한다"며 "이로 인해 같은 서울이라고 해도 상대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서울 미분양 주택은 931가구다.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603가구로 지난 2013년 10월(664가구)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