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159명을 포함해 남녀 234명을 성착취한, 일명 '자경단' 일당 14명과 이에 가담한 40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일명 자경단 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이 중 자신을 '목사'라 칭하며 총책으로 활동한 A(33)씨를 지난 17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자경단에는 15세 중학생 1명과 고등학생 6명 등 10대 미성년자 11명도 포함됐다.
지인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들어 제공하는 등 자경단에 포섭돼 사이버 성폭력에 가담한 73명도 특정돼 40명이 검거됐고 1명은 구속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5월 자경단을 결성해 남녀 피해자 234명(남성 84명·여성 154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만들고 협박과 심리적 지배 등을 통해 성폭행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중 미성년자는 159명(남성 57명·여성 102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인 A씨는 박사방과 N번방 사건 등을 참고로 범죄를 연구했다.
기존의 범죄가 특정 성별만을 대상으로 한 것과 달리 자경단의 범행 대상은 남녀와 나이를 가리지 않았고 무차별적이었다.
A씨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일명 '지인능욕'에 관심을 보인 남성과 성적 호기심 등을 표현한 여성들에게 접근해 텔레그램으로 신상정보를 확보한 뒤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1시간마다 일상을 보고하고 반성문을 작성하도록 해 피해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이를 어기면 벌을 주겠다며 나체 촬영과 자해 등 가혹행위를 강요해 이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남성과 성관계해야만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10대 피해자 10명을 잔혹하게 성폭행하고는 이를 촬영하기도 했다. 지시를 따르지 않은 조직원은 다른 조직원에게 유사강간 등 성적 학대를 당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텔레그램으로부터 범죄 관련 자료를 회신받았고 이달 15일 A씨를 경기 성남시 집에서 검거했다.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의 수사 자료 요청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도 처음에는 진술을 거부했으나 경찰이 내미는 증거들을 보고 "성적 욕망을 해소하려 했다"며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반사회적 인격 소유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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