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내 성 따르게 하면 '강남집' 준다는 장인어른"에 갑론을박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2008년 호주제가 폐지돼 자녀가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비중은 미미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강남 3구에 집을 해주는 조건으로 아내 성을 따르라는 장인어른의 요구에 고민된다는 글이 올라와 격론이 벌어졌다.

1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A씨는 "장인어른이 페미인 거냐"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예비 아내가 잘 살아서 장인어른이 집을 해주시는데 대신 아이들이 생기면 본인 성(아내 성)을 따르면 좋겠다고 한다"며 "아들이 없으셔서 친손주로 삼고 싶다는 이유"라고 전했다.

A씨는 "예비 아내도 찬성한다는데 이게 맞느냐"며 "사회적으로 많은 걸 이룬 아버지가 존경스럽고 앞으로 받을 것도 많고 아버지 성 붙여서 친손주 느낌 나면 더 효도할 수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장인이 해준다는 집은 강남 3구에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고민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누리꾼은 "그걸 받으면 네 부모님 가슴에 '내가 돈이 없어서 내 아들이 이런 수모를 당하는구나' 하고 대못 박는 거다"라며 "그거 받고 결혼하면 그집 머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은 "여자들은 강남 3구 집은 커녕 반반결혼하고도 남편 성 주는데 강남 집 명의 남편으로 해주지 않는 한 무르라는 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2008년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엄마 성을 따르는 경우는 1000건 가운데 2~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가 태어날 때가 아니라 혼인신고 때 아이의 성을 결정해야 하는 점, 모의 성을 따를 때만 혼인신고서에 별도로 체크해야 하는 점, 부의 성을 따를 땐 받지 않는 협의서를 모의 성을 따를 때만 받는 점 등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아빠 성을 따른다는 지적이다.

다만 2021년 서울가정법원이 결혼 후 아이의 성과 본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혼인신고 후에도 부부의 합의에 따라 자녀에게 물려줄 성을 결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해 3월에는 어머니 성을 쓰고자 하는 40여명이 전국 법원에 성·본 변경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