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이하 AI전략위)가 출범한 지 8개월이 지났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50여 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국가 최상위 AI 전략 논의기구로 위상이 높았다. 정부는 이 조직을 통해 'AI 3대 강국'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컨트롤타워가 지금 흔들리고 있다. AI전략위의 실무를 이끌던 임문영 상근부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광주 광산을에 출마하기로 하면서 위원회의 상근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앞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역시 부산 북갑 출마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AI 정책 컨트롤타워의 핵심 두 축이 선거판으로 이동한 것이다.
AI전략위의 운영 여건도 녹록지 않다. 상반기 운영 예산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됐다는 것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잦은 행사와 외부 자문 비용 지출이 컸다"며 "기본적인 운영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정부의 AI 예산은 9조 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배 확대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이 예산을 총괄·조율해야 할 컨트롤타워는 정작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태다.
AI 예산은 과기정통부, 산업부, 중기부 등 여러 부처에 분산돼 집행된다. 조율이 없으면 중복 투자나 비효율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AI전략위가 출범한 이유도 바로 이 ‘조정 기능’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능이 사실상 공백 상태다.
정치권은 임 부위원장이 국회에서 AI 입법과 지역 거점 확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필요성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다. 다만 그 논리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비워진 자리를 즉시 메울 실행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
지금 상황은 정반대다. 핵심 인력이 빠진 자리를 채우지 못한 채, 수조원 규모 예산 집행만 앞서 있다.
AI 경쟁은 이미 ‘속도전’이다. 컨트롤타워가 비어 있는 몇 달이 정책 지연과 예산 비효율로 직결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건 선언이 아니라 복원이다. 비어 있는 자리를 언제, 누구로 채울 것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그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AI 3대 강국’은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다.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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