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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100만]③'메이드 인 차이나'의 공습⋯테슬라·BYD 점유율 급등


테슬라 1분기 판매 2만 대 돌파로 수입차 1위⋯90% 이상 中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
BYD, 韓 진출 1년 만에 수입차 최단기간 1만 대 판매 돌파⋯'가성비'로 시장 침투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한계 있어⋯인프라·국내 생태계 경쟁력 강화 지원 전환 모색해야

대한민국 도로 위 자동차 지형도가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2011년 관용차 위주로 첫발을 뗀 국내 전기차 시장이 15년 만에 누적 등록 100만 대 시대를 연다. 이는 단순한 수치의 증가를 넘어, 전기차가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를 넘어 대중이 선택하는 주류 소비재로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본지는 총 6회에 걸친 특별 기획을 통해 전기차 100만 대 시대의 산업적 함의와 생태계 변화, 그리고 기술 패권 경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편집자]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신형 모델YL이 최종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신형 모델YL이 최종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전기차(EV) 시장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바람이 거세다.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기술력과 브랜드 다변화로 무장한 중국계 자본과 브랜드들이 국내 전기차 시장의 지형도를 뒤흔들고 있다.

상하이발 테슬라의 독주⋯수입차 1위 굳히기

올해 1분기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의 최대 승자는 단연 테슬라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3월 테슬라의 신규 등록 대수는 2만964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8만2120대) 중 점유율 25.53%로 수입차 브랜드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가 분기 기준 국내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2017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이다.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모델 3'와 '모델 Y' 판매 비중이 90% 안팎이다.

테슬라의 흥행 비결은 브랜드 파워를 넘어선 치밀한 가격 전략에 있다.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을 통해 원가를 대폭 절감한 테슬라는 국내 보조금 전액 지급 구간인 '5500만원 미만'에 맞춰 '모델 3'와 '모델 Y'의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했다.

충전 인프라의 '개방형 전략'도 점유율 수성의 핵심 동력이다. 테슬라는 전용 충전소인 '슈퍼차저(Supercharger)'를 타사 전기차에도 전격 개방하며 국내 충전 표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전국 160여 곳 이상에 설치된 1000기 이상의 슈퍼차저는 테슬라 운전자들에게는 편리한 충전 경험을 제공하고, 타사 운전자들에게는 테슬라 생태계로의 진입 유도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북미충전표준(NACS) 도입 가속화에 맞춰 국내에서도 테슬라 충전 포트의 영향력이 커지는 점은 장기적인 락인(Lock-in)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제품 라인업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6인승 롱휠베이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YL'을 국내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인기 좋은 '모델 Y'를 기반으로 차체가 높아지고 길어지면서 공간을 확보해 패밀리카 시장을 정조준한다.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신형 모델YL이 최종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YD 차량 검사 장면. [사진=BYD]

BYD의 파상공세⋯'가성비' 넘어 라인업 다변화

중국 토종 브랜드인 BYD의 공세도 매섭다. 지난해 국내 승용 시장에 본격 진입한 BYD는 올해 3월 말 기준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하며 안착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 상륙 불과 1년여 만에 거둔 성과로, 수입차 시장에서 역대 최단기간 기록이다. 2003년 국내 법인을 설립한 메르세데스-벤츠도 1만 대 판매까지 3년이 걸렸고,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테슬라도 3년 3개월이 걸렸다.

BYD는 첫 모델 '아토3'를 시작으로 중형 세단 '씰', 중형 SUV '씨라이언7(SEALION 7)'까지 잇달아 선보였다. 특히 지난 2월 출시된 소형 해치백 '돌핀'은 세제 혜택 후 2000만원 중반대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달고 나와 엔트리(보급형)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사양을 강화한 '씨라이언 7 플러스' 트림까지 추가하며 중저가 이미지를 벗고 상품성 강화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국내 판매 네트워크의 확장도 공격적이다. 지난해 1월 승용 브랜드 출범 당시 15개 전시장과 11개 서비스센터로 시작한 BYD는 현재 전시장 32곳, 서비스센터 17곳으로 늘렸다. 출범 초기 단계임에도 이례적인 속도로 단기간 내 전국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판매·서비스 접점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연내에는 전시장 35곳, 서비스센터 26곳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BYD는 올해 하반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투입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하이브리드 수요층까지 정조준할 계획이다. 특히 1회 주유·충전으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5세대 DM-i 기술 기반 모델들이 상륙할 경우, 국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시장 전반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내년 초 출시가 유력한 하이브리드 픽업트럭 '샤크'까지 가세할 경우, BYD는 승용과 상용을 아우르는 '풀라인업' 체제를 갖추며 국내 시장 침투 속도를 더욱 높일 전망이다.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신형 모델YL이 최종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커 중형 SUV '7X' [사진=지커코리아]

지커·샤오펑 상륙 채비⋯프리미엄 시장도 '적색경보'

'가성비' 전략을 넘어선 '프리미엄' 시장도 위협적이다. 지리자동차의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는 올해 하반기 준대형 SUV '7X'와 프리미엄 다목적차량(MPV) 모델의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지커는 볼보와 플랫폼을 공유하며 확보한 안전성과 유럽 시장에서 검증받은 디자인을 앞세워 현대차 '아이오닉 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과 정면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Xpeng)과 니오(Nio) 역시 한국 시장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고도화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교체 시스템(BaaS)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적 우위'를 통해 한국의 고관여 소비자층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보조금은 한계"⋯인프라·국내 생태계 경쟁력 강화 위한 '전동화 로드맵' 시급

국내 완성차 업계는 '안방 사수'라는 시급한 과제에 당면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캐스퍼 EV, EV3 등 엔트리급 라인업을 강화하고 나섰지만, 수직 계열화를 통해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브랜드를 따돌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새로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1일 공개한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새로운 지급 기준을 적용한다. 단순 구매 지원을 넘어 국내 투자·고용·기술개발 기여도를 종합 평가해 차등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보조금이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새로운 기준이 도입될 경우, 시장 판도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BYD 등 수입 전기차 브랜드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종의 '정책 장벽'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를 측면 지원하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견제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보조금 지급이 전기차 구매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2019~2022년 4년간 신규등록차량 수와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보조금으로 차량 가격이 10% 낮아지면 신규등록대수가 약 15.8%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보조금 정책만으로 거대 자본과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구매보조금은 재정 부담과 형평성 논란 등으로 단계적 축소와 폐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보조금 만으로는 충전·요금·중고차 잔존가치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철환 이노씽크컨설팅 상무는 지난 2월 열린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자동차전문위원회 친환경분과 회의에서 "정부의 전기차 시장 지원 정책은 필요한 곳을 중심으로 보조금을 선별 지원하고, 충전 비용·인프라와 같은 구조적인 병목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정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소비자의 총소유비용을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전기차 판매 둔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보조금 표적화로 취약 수요를 유지하면서도 인프라·충전요금 중심으로 보조금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감소시키는 전환 로드맵 제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명훈 KAMA 조사연구실 책임은 "중국산 전기차의 급격한 유입은 전기차 가격 하락을 통한 보급 확대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며 "국내 제조 기반의 위축과 공급망 관련 경쟁 압력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요 경쟁국들은 이미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강력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제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지원책 도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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