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수도권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불허하는 등 강력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주택 시장에 매물 출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매출 증가폭은 제한적이고 집값이 대세 하락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주택자 주택에 입주한 임차인들의 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대출 규제 더 조인다…다주택자 겨냥해 매물 출회 유도
금융위원회는 1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1.7%)보다 강화된 1.5%로 설정했다.
총량 관리란 전 금융권이 취급하는 가계대출과 정책대출(디딤돌·버팀목 등)의 전체 증가폭을 제한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폭을 조정하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특히 이번에는 금융사의 지난해 대출 실적 초과분을 올해 목표치에서 차감하는 등 엄격한 페널티를 부과하기로 했다. 당국의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하는 것이다.
다주택자와 1거주 1주택자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오는 17일부터 2가구 이상 보유한 개인이나 임대사업자 등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의 담보대출은 일부 예외 사례를 제외하고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한다.
무주택자가 세입자가 있는 다주택 소유자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 계약 종료 시까지 거주 기간을 보장해 준다. 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보완 조치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만기일시상환 대출 규모 약 4조1000억원(1만7000건)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분량은 약 2조7000억원(1만2000건)으로 추정된다.
이번 방안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가계대출 증가폭을 조여 주택 매수 수요를 억제하는 동시에,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막아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 신규 대출을 금지했던 지난해 10·15 대책과 맥을 같이 한다. 여기에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 대출 규제 방안도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이런 흐름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매물 나오겠지만⋯증가폭은 '한계'
전문가들은 이번 방안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여지는 커졌지만 매물 증가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발표는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부동산 투기’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강화된 수요 억제책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규제 대상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주택자는 비거주 주택을 비워두기보다 세를 놓는 경우가 많은데, 임차인이 거주 중인 경우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만기 연장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외에도 등록임대사업자의 의무 임대 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나 전매 제한, 실거주 의무 등 법령상 의무로 매도가 불가능한 경우도 예외로 인정받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를 끼고 여러 채를 보유했으나 현금 여력이 부족한 투자자, 대출 만기 일시상환 비중이 높은 집주인, 금리·보유세·공실 부담이 누적된 비핵심지 다주택자는 매도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다만 이번 조치가 수도권 전반의 급격한 가격 하락을 이끌기보다, 대출 취약 물건이나 수도권 외곽 위주의 매물 출회를 자극하거나 호가 진정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금부자 유리해지고 전·월세 시장 부담"
대출 규제 강화는 일종의 고육지책이어서 부작용 우려도 있다. 물가 상승과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으로 촉발된 가격 상승 압박을 규제로 억누르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대출을 조일수록 주택 수요 시장에서 '현금 부자'만 유리해지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어서다.
또한 '버티기'에 들어가는 집주인이 늘어날 경우 매물 출회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불허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맞물려 추진됐다면 매물 출회 압박 효과가 컸겠지만, 5월 9일 이후에는 양도세 부담이 커져 오히려 매도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 규제를 조일수록 자금 여력이 있는 현금 부자들이 좋은 매물을 선점할 확률이 높아지고, 다주택자들도 자산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버티기에 돌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5월 9일부터는 양도세가 중과되므로 제약 조건이 많아진 시장에서 매수와 매도 모두 어려워지며 매물 증가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입자의 주거 불안도 과제다. 예외사항에 해당하는 세입자라고 해도 달라지는 정책에 예상치 못하게 집주인이 바뀌는 경우가 발생하면 임대차계약 종료 시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 랩장은 "이번 조치는 아파트 전세매물 축소와 월세화를 부를 수 있어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비아파트 다주택자는 이번 대출 회수책에서 제외하는 등 예외는 있지만, 임차시장의 충격 완충일 뿐 장기적으로 전세 매물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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