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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한국 경제, '중동'에 휘둘려야 하나 [지금은 기후위기]


호주, 디젤버스→전기버스로 교체하라는 목소리 커져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중동’이 ‘에너지’로 대변되면서 전 지구촌으로 에너지 수급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중동 긴장’으로 전 세계 경제가 주춤거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여전히 지구촌이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대변하고 있다. 화석연료 의존 시스템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게 반복되는 ‘중동 위기’에서 벗어나는 한 축이 될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도널드 트럼프의 중동 전쟁을 두고 '안보 전쟁'이 아니라 화석연료 기반을 위한 전쟁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에너지 전쟁은 항상 새로운 시추, 새로운 LNG 터미널, 새로운 화석연료 기반 시설의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미나 알 파예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미나 알 파예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번 중동 전쟁은 안보를 위한 전쟁이 아니라 화석연료의 정치, 경제적 기반을 위한 전쟁이고 대가를 치르는 사람들은 전 세게 민간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는 최근 연료비 급등으로 디젤 버스에서 전기 버스로의 교체 촉구가 확산하고 있다. 호주 대중교통의 전기 버스 비율은 1%에 불과하다. 중국은 80%, 네덜란드에서는 25%, 영국에서는 12%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디젤 가격이 리터당 3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교통 관련 단체들은 호주 전역에 전기 버스 도입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호주의 버스산업연맹(Bus Industry Confederation) 측은 “버스는 호주 대중교통 이용객의 절반 이상을 수송한다”며 에너지 안보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중동 전쟁을 두고 “1970년대 두 차례 석유 위기를 합친 것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해협 봉쇄로 걸프 지역의 식량 수입이 차단되고 에너지 시설 피격으로 담수 공급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중동 전쟁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난 24일 정부는 원유 관련 자원안보위기 ‘주의’ 경보를 내렸다. 석탄발전 운전 제약(80%)을 완화하고 올해 6월 예정된 석탄발전소 3기(하동 1호기, 보령 5호기, 태안 2호기)의 폐쇄 일정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여기에 카타르에너지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과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공식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습으로 인한 LNG생산시설의 복구에 3~5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나프타 공급이 끊기며 LG화학, 여천NCC 등 석유화학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거나 최소화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전력, 석유화학, 제조업, 수송까지 흔들리고 있다.

그린피스 측은 “이것은 개별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 구조 자체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한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러·우 전쟁의 여파로 국제 LNG 가격과 전력도매가격(SMP)이 급등했는데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억제했다. 한전은 2022년 한해에만 약 수십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총부채는 수백조원에 달한다.

부담하지 않은 비용은 공기업의 부채가 됐고 그 부채는 결국 미래의 요금 인상이나 세금으로 돌아올 게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이번 중동발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에너지 안보 핵심 전략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는 외부 충격에 강한 전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현실적 경로라고 강조했다.

수송 부문의 화석연료 의존을 구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한국사무소 측은 “유류세 인하의 물가 안정과 민생 지원 효과는 불확실하다”며 “내연기관차에 대한 재정 지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그 재원을 전기차 구매 보조금 확대, 충전 인프라 구축, 대중교통과 자전거 인프라 활성화에 재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석연료 의존의 실제 비용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LNG 추가 도입 비용, KOGAS·KEPCO 재무 영향, 가스요금 인상 전망, LNG 인프라의 좌초자산 리스크, 석유화학·반도체 산업 피해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화석연료 의존의 비용과 에너지 전환의 비용을 비교할 수 있을 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린피스 한국사무소 측은 “이번 위기가 드러낸 것은 명확하다”며 “해협이 봉쇄되자 전기요금 불안이 커지고 석유화학 공장이 멈추고 플라스틱 가격이 치솟고 주유비가 뛰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에너지에서 시작된 충격이 산업 전체를 관통해 가정의 난방비와 장바구니 물가에 도달할 것”이라며 “화석연료 의존 경제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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