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지난달 15일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장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국피자헛이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최종 패소해 점주들에게 215억원을 반환하게 됐습니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가맹점에 납품하는 상품, 원부재료 등에 추가로 얹는 일종의 유통마진을 뜻합니다.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0c339fdd22b2a.jpg)
물품에 유통마진을 붙이는 건 당연한 일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통상 그렇게 여겨져 왔습니다. 이 때문에 대다수 가맹본부가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채 차액가맹금을 관행적으로 받아왔는데, 점주와 구체적 합의를 거치지 않을 경우 불법이란 판례가 처음 나온 셈입니다.
차액가맹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생긴 점주 입장에선 소송을 망설일 이유가 없죠.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건 불 보듯 뻔합니다. 이미 수십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 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차액가맹금에 나선 상태입니다. 현재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맹본사의 90% 가량이 차액가맹금을 받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매출의 일부를 로열티로 받아 운영하는 해외 프랜차이즈와 달리, 오로지 차액가맹금으로만 수입을 내는 곳도 상당히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향후 소송의 총 규모가 1조원대에 달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옵니다.
줄소송 우려와 함께,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학계에서는 이를 기점으로 정률 로열티 제도로 전환하자는 제언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이번 차액가맹금 사태가 일부 브랜드의 일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기형적 형태에 기인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 등 프랜차이즈 선진국으로 꼽히는 국가에서 가맹본부들은 로열티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습니다. 검증된 노하우를 본부가 점주에게 제공한 대가로 매출의 일정 비율을 받는 겁니다. 미국의 경우 로열티로 매출의 4~12%를 받는 대신 물류 마진 비용을 최소화한 가맹사업 체계가 보편화돼 있습니다. 가맹점의 매출이 늘면, 본부의 수익 역시 늘어나는 구조죠.
이와 달리 대다수 국내 프랜차이즈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로열티를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최소한만 받습니다. 결국 필수품목과 인테리어 비용 등에서 발생하는 마진으로 돈을 벌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수입 구조 아래에서 가맹본부는 기존 가맹점의 매출 증대보단, 신규 가맹점 확대에 집중해야 수익을 늘릴 수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160fb67a4cfea.jpg)
다만 업계에서는 강제적 제도 전환이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신중론이 주류에 가깝습니다. 국내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아직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중론입니다. 로열티와 같은 무형의 가치에 대가를 지급하는 것에 가맹점주·예비 창업자들의 거부감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읍니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도입 초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부들이 로열티 도입을 주저하게 됐고, 이제는 쉽사리 바꾸기 어려울 만큼 굳어진 상황입니다. 결국 산업 전반의 인식 전환부터 선행돼야, 제도 전환을 논할 수 있는 단계란 겁니다.
상표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영세 가맹본부가 많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가맹점 10개 미만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전체의 72%, 100개 미만 브랜드가 96%에 달할 정도입니다.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로열티 제도 도입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차액가맹금이란 뇌관은 이미 터졌습니다. 이제 사태를 수습해야 합니다. 로열티 제도로의 전환이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하고, 어떤 논의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에서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한시바삐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입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