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민생법안 63건이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오후 본회의 개의 직전까지 여야가 전날(11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대법관 증원법·재판소원법을 둘러싸고 충돌하면서 비쟁점법안마저 야당의 보이콧 속 처리되는 등 설 명절 전 국회가 정쟁으로 얼룩졌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가 열렸다.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당 주도로 처리된 사법개혁안에 반발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4adc08f680db0.jpg)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지자체 필수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근거를 담은 '필수 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안(필수의료특별법)',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일으킨 쿠팡을 겨냥한 '개인정보 보호법' 등 비쟁점법안 63건을 통과시켰다.
당초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본회의에서 민생법안 81건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나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이후 본회의가 급격하게 냉각되면서 처리 법안의 수도 줄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 참석을 위해 청와대로 출발하기 직전인 오전 11시 오찬회동·본회의에 모두 보이콧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오후에는 국민의힘이 이날 상정될 전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말이 돌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2시 30분, 3시 30분으로 두 차례 연기하며 설 앞 '필버 정국'을 막기 위해 조율에 나섰다. 이후 국민의힘은 계속된 의원총회 끝에 결국 필리버스터 없이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본회의에는 불참하는 방침을 택하며 국회는 전면 파행은 피했다.
정국이 급랭을 맞은 데는 이날 설 연휴 전 마지막 본회의와 낮 청와대 오찬 회동을 앞두고 여당이 전날 밤 늦게 대법관 증원법과 재판소원법 등 사법개혁안을 단독 처리한 점이 직접적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입법 쿠데타'라는 강한 반발 기류가 형성됐다.
청와대는 오찬 회동을 전면 취소하면서 맞대응에 나섰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장 대표의 일방적인 회동 참석 취소에 유감을 드러내면서 여당의 전날 법안 처리에 대해 "국회 일정과 상임위 관련된 것은 여당이 알아서 하는 일이며, 그 과정에서 청와대는 어떤 형태의 개입도 없었다"고 말했다. 사법개혁안 처리가 이 대통령 재판을 뒤집기 위한 것이라는 장 대표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오찬 회동 직전 일방적으로 보이콧을 선언하고,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마저도 불참한 국민의힘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장 대표를 향해 "그래도 오찬 회동에 가서 사법개혁안 처리와 정부 운영의 문제점을 이재명 대통령과 정 대표에게 직접 따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사위에서 촉발된 냉각 정국은 설 연휴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여당은 대법관 증원법·재판소원법에 더해 이미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왜곡죄 신설법까지 2월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조속한 처리가 시급한 대미투자특별법도 난항이 예상된다.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대미특위)는 이날 오전 첫 회의를 열고 관계 부처 장관에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 측에서 전날 법사위 상황을 이후로 대미특위 정상 진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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