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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백가쟁명식 협상전략 제시돼


산업부 통상차관보·상의 경제사절단 잇따라 방미
"韓기업 대미 투자 적극 알리고 협력 방안 제시해야"
"LNG·무기·항공기 등의 미국산 수입 확대 방안도"
"미국산 수입 확대로 인한 국내 피해방안도 고려해야"

[아이뉴스24 최란·이한얼·설재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철강·반도체·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 당국자와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한 산업계가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통상 협상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응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 경제에 한국 기업이 투자를 통해 이바지 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득하는 방안과 조선 산업의 사례처럼 두 나라가 서로 협력하며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방안,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방안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7일 대미 통상 현안과 한미 경제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미 길에 올랐다. 미국 워싱턴 D.C.로 출발해 미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 및 이해관계자 등과 만나 면담할 예정이다.

박 차관보는 특히 국내 기업이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이행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일관된 정책 환경을 조성해주기를 당부할 계획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끄는 경제사절단도 19일 방미길에 오른다. 이 사절단은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이형희 SK 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 원장,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 주영준 한화퓨처프루프 사장, 이나리 카카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신세계 김민규 부사장 등 국내 20대 그룹 오너 및 대표 26명으로 구성됐다.

사절단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 및 의회 주요 의원들과 만나 여러 통상정책을 논의하고, 양국 간 전략적 협력 의제와 대미 투자 협력을 위한 액션플랜도 소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를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한 포럼에서 일본 사례를 예로 들어 "일본은 미국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대미 투자를 확대하려고 노력한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미국산 수입 확대 대책을 통해 무역수지 흑자 폭을 감소시키겠다는 전략을 취했다"며 우리도 참고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한국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미국의 최대 그린필드 투자국이며, 2017년 이후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분야 등에 1천600억달러(약 231조원)를 투자했다.

미국의 요구대로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분야에서 미국 현지에 엄청난 투자를 단행했는데 이제와서 이 산업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가 직접 거론한 조선 산업을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긍정적으로 언급해 왔으며, 최근 미국 상원에서도 한국와 일본 같은 동맹국이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조선업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 조선업의 기술력은 세계 일등이기 때문에 미국과 가장 협력 하기 좋은 사업"이라며 "미국 해군 함정에 대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철강 등의 관세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트럼프가 원하는 게 결국 상대국과의 무역적자 해소인 만큼 종국적으로는 미국산 수입 확대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제안도 있다.

미국산 수입확대를 거론되는 대표적인 품목은 액화천연가스(LNG)다. 한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산 LNG 수입 비중을 약 0.1%에서 13.5%로 끌어올린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단기적으로 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수입을 늘리는 게 일단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산 제품 중 수입을 늘리기 위해 여러 제품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결국 중요한 건 트럼프 관심사"라며 "트럼프는 현재 친환경이 아닌 화석연료의 전환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상황인 만큼 트럼프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제품 중 하나로 LNG가 언급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미국의 LNG를 수입해 아시아 내 미국이 수출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하겠다고까지 얘기를 했고, 지금 유렵연합(EU) 같은 경우도 트럼프 당선 직후 LNG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LNG나 미국산 무기, 항공기와 같은 대형 제품들이 협력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제품군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전문가는 "미국의 대(對) 한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한국 제품의 수출을 줄일 수는 없고, 결과적으로 미국산 수입을 확대해야 하는데, 그로 인한 한국내 피해를 줄이는 방안도 동시에 연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이한얼 기자(eol@inews24.com),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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