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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신이 뭐길래"⋯'2년 연속 적자' 녹십자도 뛰어든다


작년 당기순손실 2배 커지자 포화 상태 톡신시장 진출 결정
400억 들여 '이니바이오' 인수⋯세계 2위 중국 시장 정조준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보툴리눔 톡신(이하 톡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경쟁 업체 증가로 시장이 포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GC녹십자가 400억원 상당을 투자해 톡신 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나온다.

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GC녹십자 제공]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녹십자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1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기순손실도 2배 이상 증가하며 2년 연속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앞서 녹십자는 2023년 영업이익 344억원으로 전년 대비 57.6% 급감했으며,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198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한 바 있다. 3분기 연결기준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79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월에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조직의 10%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녹십자의 실적 악화에는 자회사 지씨셀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지씨셀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급성장했던 검체 진단검사 시장이 엔데믹 전환과 함께 위축되면서 실적이 내려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으로 진출한 혈액제제 '알리글로'도 매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녹십자는 2023년 12월 미국식품의약국(FTA)으로부터 알리글로 품목허가를 획득해.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규모의 면역글로불린 시장인 미국에 본격 진출했다. 당초 알리글로 4분기 매출이 600억원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메출은 480억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녹십자의 자회사 GC녹십자웰빙은 올해 이니바이오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400억원 상당을 투자해 오는 4월 4일까지 이니바이오 주식 127만250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GC녹십자웰빙은 21.35%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갖게 된다.

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GC녹십자 제공]
한 여성이 톡신 시술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이니바이오는 2017년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회사로, 녹십자가 이 회사를 낙점한 이유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니보'가 있기 때문이다. 이니보 균주는 스웨덴의 미생물 분양 기관이자 균주 은행인 CCUG에서 도입해, 균주 출처가 명확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에서는 녹십자가 톡신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웅제약과 휴젤, 메디톡스가 국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지난해에만 파마리서치바이오 등 4곳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톡신 품목허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톡신 생산·판매 업체는 총 13곳, 제품 수는 30개에 달한다. 특히 최근 5년간 허가된 제품이 총 13개로 전체 허가 제품의 43%를 차지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니바이오는 경기도 부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GMP(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톡신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니보의 중국 임상 3상을 완료했으며, 내달 시판 허가 신청(NDA)을 제출할 예정이다. 녹십자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중국, 이후 미국 시장을 중점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톡신 시장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이며, 현재 허가받은 제품도 5개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은 자연계에서 가장 강력한 신경독소 중 하나로 분류돼 국제적으로 수출입 유통이 엄격히 규제된다"며 "중국에서 톡신 제품이 5개뿐인 데에는 그만큼 규제가 까다롭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녹십자웰빙의 '라이넥'이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판매되듯, 이니보도 유사한 유통망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64억9000만 달러(약 9조3000억원)로 추정되며 오는 2029년에는 101억 달러(약 14조5700억원)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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