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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줄줄이 신규 출점 나선 이유


올해 이마트 3곳·롯데마트 2곳 출점⋯'식료품' 특화매장
5년간 전국 매장 30곳 줄이며 수익성 개선·차별화에 집중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온라인 장보기가 익숙해졌지만, 집 앞에 대형마트가 생기니까 든든한 느낌이랄까요."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30대 김모씨는 지난달 새로 개장한 롯데마트 천호점을 벌써 5번 이상 다녀왔다. 공산품은 대부분 이커머스를 통해 구매하지만, 냉장고에 먹거리가 떨어지면 마트로 향한다. 새로 생긴 점포에서 가장 많이 구매한 품목은 육류와 델리 상품이다. 그는 "근처에 이마트가 있긴 했지만, 걸어가기 애매한 거리라 한 달에 1~2번 정도만 갔었다"며 "웬만한 건 온라인에서 시켜도 다 오니까 큰 불편함은 없었는데, 최근 집 앞에 마트가 생기니까 장 보는 재미를 다시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천호점 델리코너가 소비자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 천호점 델리코너가 소비자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최근 수년간 몸집을 줄여왔던 대형마트들이 올해 들어 신규 매장 출점에 나서며 외연 확장에 나섰다. 과거처럼 무조건 대형 점포가 아닌 이커머스에 맞대응할 특화 매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과감히 공산품은 줄이고 식료품을 앞세우고 있는데,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019년 전국 대형마트는 420곳이 넘었지만, 지난해 말 390곳 수준으로 줄었다. 소비의 중심축이 이커머스로 옮겨간 데다, 내수 침체 등의 여파로 비효율 점포 정리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매장 6곳이 문을 닫았다.

이 같은 기조는 올해 변화를 맞이했다. 대형마트 맞수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나란히 신규 점포를 열고 본격적인 확장에 나선다는 목표를 내놨다. 출점 방향성은 과거와 달라졌다. 출점 제약이 덜한 1000평대 규모의 매장을 통해 강점인 신선식품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 천호점 델리코너가 소비자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 천호점에서 할인 식료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롯데마트]

올해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6년 만에 신규 출점을 재개한 롯데마트 천호점이다. 지난달 16일 개점한 지 3주 만에 전국 롯데마트 111개 점포 가운데 평당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인근 대형마트가 많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는데, 집 앞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먹거리 위주로 매장을 채운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매장 규모는 4538㎡(약 1370평)으로 크지 않지만, 면적의 80% 이상을 식료품이 차지한다.

롯데마트는 천호점에 이어 상반기 구리점을 새로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슈퍼도 본격적인 가맹 사업에 돌입해 연간 20~30곳을 새로 출점한다. 일종의 '모델하우스' 격으로 지난해 12월 하남 망월점의 문을 열었는데, 이 역시 식료품에 특화된 매장이다.

롯데마트 천호점 델리코너가 소비자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지난 14일 문을 연 이마트 트레이더스 마곡점 모습. [사진=이마트]

이마트도 트레이더스 마곡점을 시작으로 올해 이마트 고덕강일점과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새로 출점한다. 이마트 신규 출점은 지난 2021년 전주에코시티점이 마지막이었다. 오는 2027년까지 점포 5곳을 추가로 열기 위해 연내 신규 부지 5곳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마트에 흡수된 기업형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올해 점포 19곳을 신규 출점한다.

대형마트 업계는 내수 부진 장기화 등 불확실한 소비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통상임금 기준 변경에 따르면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을 끌어올릴 시점으로 보고 있다. 그간 조직·자산 재배치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고, 급변한 유통 환경 속 경쟁력을 발휘할 전략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경희 이마트유통산업연구소장은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대형마트는 지난해 역성장에서 내년에는 0.8%로 플러스 성장 전환할 것"이라며 "대형마트 사업자들은 식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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