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학술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미국과 중국이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합성생물학은 바이오 분야 ‘반도체’로 꼽힌다.
합성생물학은 바이오 분야의 반도체라 일컬어지며 생명과학에 공학적 개념을 도입해 인공적으로 생명체 구성요소나 생명 시스템을 설계·제작·합성하는 분야를 말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이식, KISTI)은 바이오 기술과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적 파급력으로 미래 바이오경제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는 합성생물학의 글로벌 연구 동향과 국내 연구개발(R&D) 수준, 연구경쟁력을 파악하고자 ‘합성생물학의 데이터 기반 글로벌 연구 동향과 국가경쟁력 분석’ 보고서를 20일 발간했다.
합성생물학에 관해 초기 연구개발 성과가 비교적 잘 드러나고 있는 학술 문헌데이터 1만4437건을 대상으로 과학 계량적 지표를 활용한 통계분석, 군집분석과 네트워크 분석 등을 통해 글로벌 연구 동향을 파악했다. 주요 기술 선도국들의 연구개발 수준과 경쟁력, 글로벌 연구 협력관계 등을 분석했다.
KISTI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2000년 이후 합성생물학 관련 용어나 논문의 연평균 증가율이 32%라는 놀라운 결과가 보여주듯 혁신 기술로 급성장 중이다. 중국의 성장은 매우 급진적이어서 2022년도부터는 선두를 달리던 미국을 앞지르는 양적 성장뿐 아니라 백분위 기반 피인용 상위 10% 엑셀런스의 질적 성과분석에서도 미국을 추월해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중국의 높은 활동도지수(Activity Index) 분석 결과는 중국 정부의 합성생물학에 대한 전폭적이고 막대한 투자와 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합성생물학 R&D 활동은 미국, 중국, 영국, 독일, 일본 등에 비해 뒤처진 세계 13위 수준으로 글로벌 연구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합성생물학의 무한한 응용·잠재력을 감안한 바이오 영역별 분석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의 아시아 3국은 대사공학(Metabolic engineering)이 포함된 화이트바이오 분야에 치중된 양상을 보였다. 미국, 독일, 영국 등 바이오 기술 선도국들은 합성생물학 전 분야에서 고른 R&D 활동을 나타냈으며, 특히 레드바이오나 그린바이오 영역에서 상대적 강점을 보였다.
연구 지형분석에서 유전공학, 세포공학, 단백질공학 등 첨단 바이오 기술 기반의 분자설계와 시뮬레이션, 분자모델링 기술에서 미국이 강점을 보인 반면, 중국은 대사공학과 바이오 공정 등 생산·공정기술에서 보다 강한 면모를 나타냈다.
화이트바이오 분야에 적용되는 합성생물학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6위로 미생물 균주를 활용한 발효 기술의 발달과 대사공학 분야에서 이룬 최근 연구 성과가 반영된 결과를 보였다.
논문 공저자 관계 분석 결과, 중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술 선도국이 국제공동연구 비중을 높여가고 있었다. 질적 우수논문 군에서 그 비중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합성생물학과 같은 첨단 신흥 기술의 경우 국제적 공조와 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우리 정부도 합성생물학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자 ‘12대 국가 전략기술’ 중 하나인 ‘첨단 바이오’의 중점 기술로 합성생물학을 선정한 후, 기술경쟁력 확보와 신시장 창출을 위한 각종 정책과 전략을 발표하며, 국가 차원의 바이오파운드리 인프라 구축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손은수 KISTI 글로벌R&D분석센터 책임연구원은 “합성생물학은 무엇보다 선제적 기술 확보가 필요한데, 대사공학에 강점을 지닌 우리의 기술 역량을 살려 합성생물학의 응용·개발 역량을 강화하면서 바이오 제조혁신 인프라인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아직은 산업적 개발·응용연구가 화이트바이오 영역에 치중된 것으로 분석됐는데 합성생물학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과 응용력으로 그린바이오와 레드바이오 영역으로 연구개발을 심화,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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