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존 컴퓨터 시스템은 데이터 처리 장치와 저장 장치가 분리돼 있어 인공지능처럼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기에는 효율적이지 않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은 우리 뇌의 정보 처리 방식과 비슷한 멤리스터 기반 통합 시스템을 개발했다. 원격 클라우드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즉시 인식하는 스마트 보안 카메라부터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의료기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 교수, 윤영규 교수 공동연구팀이 스스로 학습하고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기반 초소형 컴퓨팅 칩을 개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컴퓨팅 칩의 특별한 점은 기존 뉴로모픽 소자에서 해결이 어려웠던 비이상적 특성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스스로 학습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상 스트림을 처리할 때 칩은 움직이는 물체를 배경에서 자동으로 분리하는 법을 학습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작업을 더 잘 수행한다.
이러한 자가 학습 능력은 실시간 영상 처리에서 이상적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견줄 만한 정확도를 달성하며 입증됐다. 연구팀의 주요성과는 뇌와 비슷한 구성 요소의 개발을 넘어 신뢰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시스템으로 완성한 것에 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즉각적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멤리스터 기반 통합 시스템을 개발하며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혁신의 핵심에는 멤리스터(memristor)라고 불리는 차세대 반도체 소자가 있다. 멤리스터는 메모리(memory)와 저항(resistor)의 합성어로 두 단자 사이로 과거에 흐른 전하량과 방향에 따라 저항값이 결정되는 차세대 전기소자를 일컫는다.
이 소자의 가변 저항 특성은 신경망의 시냅스 역할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활용해 우리 뇌세포처럼 데이터 저장과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저항 변화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고신뢰성 멤리스터를 설계하고, 자가 학습을 통해 복잡한 보정 과정을 배제한 효율적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실시간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는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기반 통합 시스템의 상용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관련 개발을 주도한 KAIST 정학천 연구원과 한승재 연구원은 “이번 시스템은 책상과 자료 캐비닛을 오가며 일하는 대신 모든 것이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스마트 작업 공간과 같다”며 “모든 것이 한 곳에서 처리돼 매우 효율적 우리 뇌의 정보 처리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정학천 석박통합과정생과 한승재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 1저자로 침여한 이번 연구 결과(논문명: Self-supervised video processing with self-calibration on an analogue computing platform based on a selector-less memristor array)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1월 8일자 온라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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