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안갯속 뱀띠해]④금융권 파격 인사로 돌파


"바람이 바뀌면 돛 조정"…변화에 가속도
관례 깨고 출신·순서 뒤엎은 예상 밖 인사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권은 정치 불안정과 대내외 불안을 타개하기 위해 쇄신의 칼을 빼 들었다.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하고 있다. 새 활기를 불어넣어 판을 다시 짜겠다는 의도다. 변화 폭은 꽤 커졌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13개 자회사 중 9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임원진도 1970년대생을 과감히 발탁해 젊은 피로 세대교체를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임기 만료 6개 자회사 대표 전원을 바꿨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9개 계열사 중 5개 자회사 대표를,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도 4개 계열사 대표를 새로 앉혔다.

주요 금융지주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진 회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는 격언을 인용했다. 지난해엔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안정'을 선택한 것에서 180도 바뀌었다.

금융권의 변화 폭은 예상보다 커졌다. 박창훈 신한카드 페이멘트그룹 본부장은 부사장을 건너뛰고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진성원 현대카드 본부장은 우리카드 대표에 올랐다. 대형 금융그룹에서 계열 카드사 대표를 자기 은행에서 배출하지 못한 첫 사례다.

은행 출신이 강세였던 전통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에 올랐다. 그동안 금융그룹 회장은 관문처럼 은행장을 역임한 분이 1순위 후보였다. 양 회장은 은행장을 하지 않았다.

KB의 파격은 올해도 이어졌다. 국민은행장에 낙점된 이환주 대표는 일찌감치 계열 KB라이프 대표를 맡아 한발 비켜 있었던 CEO다. 1등 KB금융그룹이 대표급 인사의 패턴을 바꿔버린 것이다.

국민·주택은행 합병 이후 가장 큰 족적을 남겼다는 윤종규 전 회장도 시도하지 못했던 인사를 과감히 밀어붙인 결과다.

하나은행장에도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됐던 후보자도 하나증권의 강성묵 대표였다. 이호성 신임 행장도 KB국민은행장 이환주 행장처럼 한바퀴 돌아왔다. 함영주 회장에겐 애초부터 은행 출신이라는 것을 무기로 은행장 직행버스를 태워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감독 당국도 어느 때보다 변화의 폭이 컸다. 금감원은 올해 연말 인사에서 부서장 75명 중 74명을 교체했다. 부서장 기수도 평균 1기에서 4기로 낮아졌다. 부서장의 평균 연령도 기존 1970년대 초반에서 후반으로 젊어졌다.

금융권에선 세대교체 물결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내년 벚꽃 대선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금융위원회도 인사가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권 교체 여부에 따른 금융당국의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면서 "금융정책이 뒤바뀌며 예상과 다른 환경을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안갯속 뱀띠해]④금융권 파격 인사로 돌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