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모야모야병'으로 투병하던 10대 청소년이 응급실을 찾아 6시간을 헤매다 끝내 숨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3일 YTN보도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16세 A군이 지난달 15일 새벽 0시 반께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구급차가 출동해 A군을 이송했으나 인근 중소병원, 대학병원들은 '진료가 불가능하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첫 신고 70분 만에 집에서 약 9㎞ 거리에 있는 응급실에 도착했으나 해당 병원 측에선 '수술이 어렵다'며 다시 다른 곳으로 안내했다.
결국 A군은 첫 신고 후 6시간 만인 오전 6시 반께 다른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경을 헤맸고, 일주일 뒤 세상을 떠났다.
A군 어머니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의) '머리가 아프다'는 말이 마지막이었다"며 "조금만 기다려라, 정신을 차리라고 했지만 (병원에) 계속 전화해도 (응급실 수용이) 안 된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A군을 받아주지 않은 대학병원은 YTN에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어 불가능하다거나 응급실에 의료진이 없어 배후 진료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모야모야병은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이 점차 좁아지며 막히는 질환으로 뇌로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면 뇌졸중·뇌출혈 같은 심각한 뇌 손상을 유발하고 사망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의정갈등으로 인한 전공의·의대생 공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응급실 뺑뺑이' 등 응급환자 치료가 지연되는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갈등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여야, 의사, 정부) 협의체 추진도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협의체에 참여했던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지난 1일 여당에 협의체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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