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10년 전까지만 해도 은행에 가지 않고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일은 상상 속의 일이었다. 지금은 비대면 담보대출이 우리의 일상이다. 2008년 피노텍이 그렸던 비대면 담보대출은 그렇게 현실이 됐다. 기자는 방성진 피노텍 대표를 만나 비대면 담보대출과 대환대출 인프라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국내 최초로 부동산담보대출 시스템을 구축했던 건 소비자가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단 믿음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은행을 방문해 보름에서 한 달 정도는 꼬박 기다려야 했다. 방 대표는 "금융에 기술을 결합했을 때 금융 공급이 확대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전환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다. 방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열리면 은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담보대출을 비대면화할 것이란 걸 시장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피노텍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 가능성을 봤다.
전자 등기 시스템에서 승기를 잡았다. 2009년 처음으로 부동산담보대출 시스템을 출원할 수 있었던 건 같은 해 인터넷 전자 등기 솔루션을 구축한 덕분이다. 우리나라는 집을 매입하면 등기에 기록을 남긴다. 그는 "비대면으로 대출을 받아도 등기를 받으려 오프라인을 거쳐야 한다면 100% 비대면 담보대출 시스템은 구축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담보대출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초기에 가장 큰 어려움은 레퍼런스였다. 전자 등기 솔루션을 통해 다양한 사업군에서 레퍼런스를 쌓아가기 시작했지만, 은행의 레퍼런스를 쌓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방 대표는 "은행의 입찰이라면 소규모라도 참여하고, 무상으로 시스템을 공급할 정도로 진심이었다"고 회상했다.
한 시중은행에서 인터넷 등기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은행에서 첫 레퍼런스가 쌓였다. 이후 비대면 담보대출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몸집을 키웠다. 지금은 비대면 담보대출 시장 점유율에서 절반을 차지한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처음으로 금융당국과 금융회사에 제안했던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었다. 방 대표는 "대환대출을 받으려면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피노텍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하는 건 비대면 담보대출을 도입하는 것보다 고됐다. 2018년 금융위원회로부터 대환대출 플랫폼 1차 지정대리인으로 지정되며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에 나섰지만, 은행에선 환영받지 못했다.
대출받은 은행으로부터 옮기려는 날짜의 상환금액 등을 알 수 없다는 점이 현실적인 한계였다. 이후 정부 주도로 대환대출이 이뤄지면서 기회를 잡았다.
피노텍은 앞으로 비대면 담보대출의 새 블루오션으로 외국인 근로자 시장에 주목한다. 광주은행 및 OK저축은행과 함께 외국인 대출 중개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세웠다. 모바일 소액 담보대출과 제4인터넷전문은행인 소소뱅크 컨소시엄에서 기회를 잡을 계획이다.
피노텍은 이 과정에서 발 빠르게 움직여 기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봤다. 피노텍은 비대면 담보대출, 대환대출 이외에도 신분증 인식 솔루션, 챗봇 등을 가장 먼저 국내에 내놓을 만큼 빨랐다. 방 대표는 "소비자들이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도록 서민금융의 이정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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